부실회사 대표+은행원 짬짜미…분식회계로 50억 빌려
매출 뻥튀기한 업체 임직원과 브로커 등 10명 기소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분식회계로 회사의 재무상태가 건실한 것처럼 속여 은행들로부터 수십억 원의 대출금을 받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특수부(박길배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제조업체 대표 윤모(65) 씨 등 5명을 구속기소 하고, 은행원 김모(45) 씨 등 5명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윤 씨는 한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대표로 2016년 6월부터 1년간 이 업체 경영이사, 재무이사 등과 짜고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 등을 크게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통해 조작된 재무제표를 은행 2곳에 제출, 이들 은행으로부터 각각 41억, 10억 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 등은 업체의 연 매출을 150억∼300억 원 정도로 부풀리고 법인계좌거래명세, 공문서인 세무서장 명의의 과세표준증명과 부가세신고서를 위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재무제표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은행의 현장실사 일자를 미리 입수해 실사 당일 퇴사한 직원들까지 동원, 업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꾸몄다.
윤 씨 업체는 그러나 연 매출이 1억 원 이하이며 최근 3∼4년간 누적 손실이 60억여 원에 이를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 등은 이처럼 대출 사기를 통해 챙긴 돈을 밀린 급여 지급 등 회사 운영에 모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기소된 이모(50) 씨 등 브로커 5명은 대출을 알선해주고 친분이 있는 은행원들을 통해 알게 된 현장실사 일자를 미리 윤 씨에게 알려주는 등 윤 씨 업체가 대출을 받게 해주고 대가로 500만∼5억3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윤 씨 업체에 41억 원을 대출해준 은행에서 기업금융심사 업무를 하는 은행원 김 씨는 윤 씨 업체의 대출을 승인하는 대가로 브로커 이 씨에게서 5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불구속 기소됐다.
김 씨는 검찰에서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윤 씨 업체의 재무제표가 조작된 것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윤 씨 업체가 은행에 제출한 자료 가운데 위조된 부분이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 수사에 착수해 이 사건 범행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어지럽히는 금융비리 사범들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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