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 태국 소년 동굴 실종 엿새째 수색 일시 중단
미군 구조대원 30명…영국 동굴전문가 등 합류…새로운 출입구 확보 총력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동굴에서 실종된 지 엿새째를 맞는 가운데, 계속되는 비로 동굴 내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당국의 수색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28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수색현장인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지구 탐 루엉 동굴 인근에 거의 온종일 비가 내렸다.
계속된 비로 동굴 내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수색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시간당 15㎝ 속도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동굴 안쪽의 물을 퍼내기 위해 설치했던 배수펌프도 잠겨 가동을 멈췄다.
수색활동을 지휘해온 아누퐁 파오진다 태국 내무부 장관은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는 주요 루트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수위가 낮아지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적인 명성의 구조 전문가들이 현장에 속속 집결했다.
미군 인도 태평양 사령부 소속 구조대원 30여 명이 그동안 수색을 주도해온 태국 해군 해난구조팀에 합류했고, 영국의 동굴 전문가도 수색작전 지휘부에 동참해 활동을 시작했다.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댄 수색팀은 수위기 높아지면서 막힌 기존 통로 이외에 수색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다른 통로를 찾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질전문가와 전문 장비도 동원됐다.
600여 명의 지상 수색팀을 이끄는 위라차이 송메따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수색인력이 동굴로 들어갈 수 있는 틈새를 찾고 있다. 그동안 몇 개 틈새를 찾았지만, 진입이 어려운 곳이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굴구조 전문가인 안마 미르자는 "동굴에 고인 물을 퍼내거나 새로운 입구를 찾는 방법밖에 없다"며 "정밀 지도가 있다면 바위를 뚫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은 위험해 시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종된 아이들이 어리고 건강하기 때문에 동굴 안 기온이 너무 낮지 않다면 희망이 있다"며 "물이 있다면 음식 없이도 한 달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종 엿새째를 넘기면서 현장에 모인 가족들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실종 학생 부모들은 퍼붓는 빗속에서도 동굴 입구 근처에 마련된 텐트에서 밤을 지새우며 오열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불교식 기도 의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치앙라이주 축구 캠프에 소속된 11∼16세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20대 코치 1명은 지난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이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
동굴 입구에서는 이들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와 가방 등이 발견됐다. 당국은 동굴에 들어간 이들이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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