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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의혹' 말레이 前총리 압수품 감정해보니…3천억원 육박
말레이 경찰 감정결과 발표…"보석류만 최대 2천442억원"
"명품 핸드백 567개, 고급시계 423개, 현금·외화 등도 포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비리 의혹을 받는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 일가의 자택과 아파트에서 압수된 사치품과 보석류, 외화의 가치가 3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나집 라작 전 총리 일가에게서 압수한 물품과 현금을 감정·집계한 결과 9억∼11억 링깃(2천496억∼3천51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아마르 싱 연방상업범죄조사국(CCID) 국장은 "반지 2천200개와 목걸이 1천400개, 팔찌 2천100개, 귀걸이 2천800쌍, 브로치 1천600개, 티아라 14개 등 보석류만 1만2천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 가장 비싼 물품은 600만 링깃(약 16억6천만원) 상당의 목걸이였다. 압수한 보석류의 전체 가치는 공임을 제외할 경우 4억4천만 링깃(약 1천221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 매매되는 가격은 이보다 50∼100%가량 높은 만큼 실질적 가치는 6억6천만∼8억8천만 링깃(1천831억∼2천44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압수된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브랜드의 명품 핸드백 567개의 가치는 5천130만 링깃(약 142억원)으로 감정됐다.
아마르 국장은 216억원 상당의 고급시계 423개와 1억원 상당의 선글라스 234개, 대량의 현금 및 외화도 압수품에 포함돼 있다면서 "이는 말레이시아 사상 최대 규모"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달 나집 전 총리 일가가 사용하던 집과 아파트 등 6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나집 전 총리는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45억 달러(약 5조원)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2015년 1MDB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이 자신의 계좌에 6억8천100만 달러(약 7천610억원) 상당의 돈이 흘러든 정황을 포착했을 때는 당시 검찰총장을 경질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에 분노한 말레이시아 국민은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야권에 몰표를 던져 나집 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냈다.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는 1MDB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에 즉각 착수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두 차례에 걸쳐 나집 전 총리를 소환조사한 뒤 돈세탁과 횡령 혐의로 그를 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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