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와해 자문' 노동장관 前보좌관 구속…법원 "혐의소명"
삼성과 자문계약 맺고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대응 관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억대의 자문계약을 맺고 삼성의 '노조와해' 계획 수립에 관여한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동부 장관 전직 정책보좌관이 2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삼성전자 노무 분야 자문위원을 지낸 송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그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와 구속 필요성 등을 심리한 뒤 이날 새벽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 판사는 "범죄혐의의 대부분이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노사관계 전문가인 송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2006년 김대환 당시 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초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매년 노무 관련 자문계약을 맺고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대응전략을 함께 짠 의혹을 받는다.
송씨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그가 금속노조 집행부의 동향을 수시로 파악한 뒤 '노조활동 = 실업'이라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식으로 삼성 임직원과 함께 노조와해 공작을 벌인 것으로 파악했다.
고용 승계 없이 협력사를 기획폐업하고 노조 주동자 명단을 관리하면서 재취업을 방해하는 계획, 노조원 차별로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전략 등 각종 노조와해 공작이 그의 조언에 따라 수립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그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목모 상무,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장인 최모(구속기소) 전무와 매주 회의를 한 정황도 파악된 상태다.
검찰은 송씨가 삼성에서 계약을 맺도록 주선한 고위 인사가 있다고 보고 삼성전자서비스의 모기업인 삼성전자로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또 노동계 동향을 오래 담당한 경찰 간부 A씨가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간 교섭 과정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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