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소리에 화염…세종시 아파트 신축공사장 큰불로 3명 사망(종합4보)
지하 2층 에폭시 작업 중 화재로 37명 부상…계속 늘듯
공사 중이라 소방시설 없어…유독가스·가연성 자재 많아 진화·수색 차질
(세종=연합뉴스) 김준호 김소연 기자 = 세종시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또 3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유독가스 등을 흡입한 근로자들이 늘면서 부상자도 증가하고 있다.
119구조대는 현장 근로자 구조를 위해 수색을 벌였지만, 유독가스와 열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공사장이 신축 건물이어서 소방시설이 없고 가연성 건축자재가 많아 진화작업에도 많은 차질이 빚어졌다.
26일 오후 1시 10분께 세종시 새롬동(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7동 지하 2층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5시간 40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 규모가 크다 보니 소방 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화재 현장에 쌓여 있는 가연성 물질 때문에 불길을 쉽게 잡지 못했다.
119소방대는 이날 "지하주차장 공사현장에서 '펑'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불이 나자 세종을 비롯한 대전, 공주, 청주 등 인근 소방인력과 소방차를 지원받아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 당국은 지하층에 모든 대원을 투입해 화재진압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유독가스를 내뿜는 가연성 물질이 많아 애를 먹었다.
화재진압에는 대전소방항공대 등을 비롯한 소방차 49대, 소방인력 200여명이 투입됐다.
이날 불로 3명이 숨지고 중상 3명 등 모두 37명이 다쳤다.
사망한 근로자 3명은 모두 지하 1층에 있는 통상적으로 1번 게이트라고 얘기하는 곳 우측 작은 창고에서 발견됐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불이 난 건물은 공사 중이어서 소방 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완공된 건물은 송수관이 연결되고, 살수시설인 스프링클러 등 비상설비가 구비돼 있지만, 이 건물은 각종 소방 시설이 없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층 연기를 뚫고 오로지 소방관들이 몸으로 들어가 화재진압 및 수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화재 현장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내부가 미로처럼 돼 있다 보니 화재진압을 하던 소방관이 3∼4m 높이에서 미끄러지면서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시공사인 부원건설 측은 이날 근로자 157명을 투입해 작업했다고 소방당국에 진술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투입 인원이 수차례 바뀌어 소방당국이 부상자, 구조자 명단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157명에서 169명으로 늘어났다.
소방 당국은 "투입 인원에 대한 부원건설과 하청업체의 말이 서로 달라 부원건설 등 관계자를 모두 소집해 정확히 데이터를 냈다"며 "현재는 투입된 사람과 소재가 파악되는 사람 등 인원이 모두 맞아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근로자들은 이날 지하층에서 에폭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근로자는 내부에서 페인트 작업을 병행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내부에는 가연성 단열재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현장 조사를 벌인 경찰은 조만간 국립과학수사원과 합동 정밀감식을 벌이는 한편 업체관계자들을 불러 화재 경위와 과실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부원건설이 시공하는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4층, 476가구(주거공간 386가구·상점 90가구) 규모로, 오는 12월 입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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