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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중심 서비스기업으로'…BMW 변화 이끄는 미국 ITRC센터
4천500여명 모여 AI·AR 등 연구…근무현장에 실제 적용

(그린빌<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차량 도어(차문) 간격의 오류를 자동 점검하는 고해상 카메라, 사람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틈에 부품이 제대로 장착됐는지를 확인하는 센서, 음성 명령만으로 특정 부품을 골라내는 인공지능(AI) 비서.
모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린빌에 있는 BMW그룹의 IT(정보기술) 연구혁신센터(ITRC)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BMW ITRC는 BMW그룹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파트너십 형태로 클램슨대(CU) 국제자동차연구센터 내에 설립됐다.
BMW와 IT업계, 대학에서 모인 기술자와 학생 등 4천500여명이 AI, 증강·가상현실(AR·VR), 빅데이터, 딥러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차 솔루션 혁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방문한 ITRC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연구 프로젝트는 '시각적 검사'(Visual Inspection) 시스템이었다.
해상도 높은 카메라를 사용해 차량의 전체 사진을 찍어 한 번에 여러 부분을 확인하고 오류가 없는지를 즉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작업 라인을 멈추지 않고도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생산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즉시 오류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해당 시스템은 연말에 인근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실 한쪽에서는 웨어러블 방식의 디지털 업무 보조 방법을 연구하는 '증강 직원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었다.
한 연구원이 카메라가 달린 장갑을 끼고 좁은 차량 틈으로 손을 집어넣자 팔에 설치된 영상장치에 안쪽 모습이 비쳤다. 사람 눈으로 볼 수 없는 차량 내부에 부품이 잘 장착됐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다음 단계로는 팔에 설치된 영상장치가 아니라 스마트 안경으로 촬영된 화면을 바로 보는 방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어서 '캐롤라인'(Caroline)이라는 이름의 협동로봇이 소개됐다.
연구원이 "공장 라인의 시간당 생산량(units per hour)은?", "작업 완성률은?" 등의 질문을 음성으로 하자 캐롤라인이 막힘 없이 대답했다.
또 직원이 "노란색 부품 집어줘", "타이어를 검사해"라고 명령하자 로봇 팔을 통해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베니 볼스터 BMW 혁신 및 연구 부문 부사장은 "디지털화는 자동차 산업을 기술중심의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며 "디지털화의 혁신으로 글로벌 생산망의 효율을 높이고 더욱 쾌적한 근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램슨대 캠퍼스 내에는 BMW가 설립 파트너로 참여한 대학원 엔지니어링 센터(Carroll A. Campbell Jr. Graduate Engineering Center)가 자리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200여명의 석박사 학생들이 '딥 오렌지'(Deep Orange)라는 산학협력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BMW와는 지금까지 4개의 공동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연구원들은 취재진 앞에서 5㎏의 무거운 막대(bar)를 대신 들어 올려주는 협동로봇과 차량 내부를 자동으로 청소하는 로봇 작동을 시연했다.
이 중 청소 로봇은 올해 연말에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실제 적용될 예정이다.
BMW그룹은 ITRC에서 고객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모바일 앱은 ▲ 모바일 커스터마이저(Mobile Customizer, 차량 맞춤제작) ▲ 마이 카 이즈 본(My Car Is Born, 차량 생산 확인) ▲ 딜리버리(Delivery, 차량 인도) ▲ 드라이버스 가이드(Drivers Guide, 운전자용 매뉴얼) 등이다.
모바일 커스터마이저와 드라이버스 가이드 앱은 이미 운영 중이며, 나머지 2개는 일부 시장에서 올해 안에 선보인다.
BMW ITRC IT랩(LAB)에서는 미래 직무에 특화한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미국과 영국,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등 전 세계 5개 지역에 있는 IT 랩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안젤라 바우어 BMW그룹 IT 섹션 매니저는 "새로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직원의 업무 기량을 키우고 변화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IT 랩은 BMW그룹이 IT 중심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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