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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등극 에르도안, 대선·총선승리로 '30년 장기집권' 발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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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등극 에르도안, 대선·총선승리로 '30년 장기집권' 발판(종합2보)

53% 얻어 대선 1차 투표서 당선 확정…2033년까지 집권 가능
총선서도 여권 연대가 54% 득표…여당 단독 과반의석은 붕괴
에르도안, 승리 선언…야당 "관영 매체, 개표 보도 조작 의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4)이 개헌 후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 모두 승리하며 '21세기 술탄'에 등극했다.
24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개표가 96% 이상 진행된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52.7%를 득표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최고선거관리위원회(YSK)를 인용해 전했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무하렘 인제 의원(54·얄로바)은 30.7% 득표에 그쳤다.
투표율은 87%로 비공식 집계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반을 득표하면서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선관위가 개표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비공식 개표결과가 이제 명백해졌다"면서 "국가가 나에게 대통령의 책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동시에 치러진 총선은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42.68%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AKP와 선거연대를 구성한 우파 성향 '민족주의행동당'(MHP)은 11.28%를 얻었다.
여권 선거연대 전체 득표율은 53.9%로, 과반을 유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AKP 단독 과반 달성에는 실패했을 뿐 두 선거에 모두 승리했다.
쿠르드계 등 소수집단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은 10.94%를 얻어, 원내 진출에 필요한 최소 지지율 10%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CHP는 개표 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CHP 대변인 뷜렌트 테즈잔 의원은 개표 중반 앙카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개표 현장에서 1만 개의 선거함 개표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과 인제 의원의 득표율은 각각 46%와 40%로 나왔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무리 많게 잡아도 득표율이 48%를 넘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테즈잔 의원은 개표 종반에도 실제 개표 속도보다 보도가 훨씬 앞서 있다며 관영 통신을 통해 보도된 개표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인제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나돌루통신이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인터넷에는 개표 조작 정황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동영상이 확산했다.


작년 개헌에 이은 이번 선거 결과는 터키 케말리즘, 즉 세속주의 공화국 시대의 종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번 대선과 총선을 계기로 터키 정부형태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터키의 의원내각제는 형식만 남아 있었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완전한 '제왕적 대통령제'로 전환했다.
작년에 개정한 터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단,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다.
따라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총리 재임 기간까지 합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30년 이상 일인자 자리를 유지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 이후 또다시 조기 선거를 치르며 영구집권을 시도하는 길도 열려 있다고 헌법 조문을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2033년이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나이가 만 79세 고령으로 대선 도전이 힘들 수 있다.
선거 결과가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 승리로 기울자 주요 도시 거리에는 지지자들이 몰려나와 환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하며 "자신의 실패를 숨기려고 선거 결과에 의심을 제기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시도하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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