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건의료, 러시아 속속 진출…디지털 헬스케어 시범사업
분당서울대병원-KT, 원격협진 체계 구축…세브란스병원, 모스크바 진출
한-러 정부 간 사회복지 협력 MOU…"러시아 중심부로 협력 확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한국 보건의료가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을 계기로 모스크바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와 업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KT[030200]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안 레일웨이즈(Russian Railways) 제1중앙병원에서 '한국형 디지털헬스케어 협력 사업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러시안 레일웨이즈는 세계 3대 철도 운송회사 중 하나로, 러시아 전역에 173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KT는 작년 12월 러시안 레일웨이즈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러시아 역사병원 및 시베리아 열차 안에서 1차 진료가 가능한 모바일 건강진단 솔루션을 시범 구축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한-러 간 의료자문 및 현지 의료진 교육을 담당하고, KT는 7월까지 러시안 레일웨이즈 제1중앙병원과 지방병원 5곳에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및 솔루션을 구축한다. 이후 시베리아 횡단열차에도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해 열차와 병원 간 원격협진을 제공할 예정이다.
개소식에서는 모스크바 제1중앙병원, 모스크바에서 각각 200㎞, 300㎞ 떨어진 툴라(Tula) 병원, 야로슬라블(Yaroslavl) 병원과 3자 간 원격협진이 시연됐다.
지방병원이 환자들의 심박동, 갑상선 상태 등을 모바일 진단기기로 측정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에 진단결과를 저장하면 모스크바 제1중앙병원 의료진들이 결과를 확인하고 화상으로 원격진료를 진행했다.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윤경림 부사장은 "그간 상급병원과 지방병원 간 화상통화 중심의 원격협진 사례가 주를 이뤘다면 본 사업은 진단결과 공유를 통한 원격협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모스크바시가 조성한 스콜코보 국제의료특구에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위탁운영한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 순방에 맞춰 모스크바 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모스크바 국제의료특구재단 및 타쉬르그룹과 병원개원 준비단을 발족해 병원운영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러시아 시스테마그룹 및 산하 메드시병원그룹,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와 MOU를 맺고, 모스크바 롯데호텔 내 VVIP를 대상으로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원광보건대학교는 러시아 요양휴양소(미네라나야바휴양소) 내 양한방협진센터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한국 미용 및 한방기술이전과 센터 설립을 위한 컨설팅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협력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 기간 러시아 노동사회보장부와 사회복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양국은 ▲ 사회복지 정책 및 프로그램 ▲ 사회보장서비스 ▲ 연금제도 ▲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박능후 장관은 "그간 양국 간 협력은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지역의 환자유치 중심이었으나 이번 정상 순방을 계기로 한국 유수의 병원들이 러시아 중심인 모스크바에 진출하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보건복지 분야 협력이 러시아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양국 간 우호 관계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