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접경 중국 동북지역 "대북제재 언제 풀리나" 기대감(종합)
FT "북한과의 교역 기대감에 훈춘 집값 10%가량 올라"
SCMP "낙후된 中 동북지역, 북한 경제개방으로 성장동력 얻길 원해"
(서울·홍콩=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안승섭 특파원 = 북중 접경지대에 자리 잡은 훈춘(琿春)시 등 중국 동북지역이 한반도 해빙 무드 여파로 대북제재가 풀릴 날을 기다리면서 기대감에 싸여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대북 무역 해빙을 기다리는 중국 국경도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훈춘시 주민들 사이에 대북제재가 머지않아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도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정자량 씨는 지난달 훈춘 시내 집값이 대북제재가 풀리면 외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1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내 두만강 하류에 있는 훈춘시는 북한, 러시아 국경에 인접해 있다.
훈춘포스코현대물류유한공사 관계자도 지난 두 달간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북중 접경지대에 대북제재 해제를 기대하는 희망적인 관측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훈춘포스코현대물류유한공사는 포스코, 현대, 롯데가 투자한 합작법인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총 1.5㎢(약 45만 평) 부지를 50년간 임차해 현지에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기대감이 고조되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가 풀릴 때까지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지에서 해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량진보 씨는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모든 상거래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량 씨는 대북 무역제재에 따라 현재는 북한산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비싼 러시아산 해산물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해산물 업계뿐만 아니라 훈춘의 거의 모든 경제가 대북제재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 실험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뤄지기 전에는 훈춘은 북한산 해산물을 중국으로 수입하는 주요 무역거점이었다.
대북제재 조치 전에는 훈춘의 해산물 수입업자들은 북한으로 건너가 해산물을 수입한 뒤 당일치기로 훈춘으로 돌아오곤 했다.
훈춘시 외곽에 있는 세관 취안허(圈河)통상구에서 만난 한 트럭 운전사도 현재는 북한과의 무역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낙후된 중국 동북지역이 북한의 경제개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20일 북한과 국경을 접한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시에서 열린 투자유치 포럼에는 금융기관, 민간기업, 연구소 관계자 등 수백 명이 몰려 대북 투자 기회 등을 논의했다.
선양시 정부가 주최한 이 포럼에 참석한 중국 동북대학 리카이 교수는 "북한 경제가 개방되면 대북 무역이 많이 늘어나고 북한과 인접한 랴오닝 성의 경제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동북지역은 철강, 조선, 기계 등 중국 중공업의 중심지이지만, 이들 산업 부문이 공급과잉 등에 시달리면서 동북지역 경제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SCMP는 "최근 북한 접경도시인 단둥(丹東) 시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북한의 경제개방에 대한 중국 동북지역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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