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가는 미국미술의 '진동'에 어떻게 '공명'했나
서울대미술관 기획전…도미 작가 8명의 작업 소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서울대미술관 올해 3번째 기획전 '진동(Oscillation) : 한국과 미국 사이'가 21일 개막했다.
올해는 서울대 미대와 미네소타 미대 국제교류전이 열린 지 만 60년이 되는 해다. '미네소타 국제교류전'은 대학 교류전 이상이었다. 한국 최초의 공식 국가 간 현대미술 교류전이면서 미국 추상미술이 본격 소개된 계기가 됐다. 일본이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미술가들은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태평양을 건너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도미 순서에 기초해 작가들의 작업세계를 조망한다. 전성우, 최욱경, 임충섭, 노상균, 마종일, 김진아, 강영민, 한경우 등 8명의 회화와 조각, 설치 65점이 나왔다.
모더니즘 이후 세계를 주도한 미국 문화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 어떠한 영향을 받았고, 또 나름의 방식으로 호응했는지를 살펴보는 전시라는 게 미술관 설명이다.
"두 나라 문화 위상의 차이는 각 시간대와 공간에 따라 각기 다른 '진동'으로 작용했고, 미술가들은 이에 반응해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공명'했다. 영향력의 수용과 극복, 새로움의 추구, 정체성의 구현, 개성의 발현 등이 '공명'의 일면들이다."
올해 별세한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은 '만다라' 작업으로도 알려진 미술가였다. 1953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19살 청년은 뉴욕 추상표현주의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형상학파의 영향이 동시에 드러나는 추상적 구상 회화를 제작했다. 1960년대 초·중반에 제작한 '만다라' 연작은 "미국 추상미술이 국제적 양식임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동양적, 한국적 미감과 어떻게 연결지을까'를 고민하고 탐구한 결과다.
1985년 45살에 타계한 천재 화가 최욱경은 1960년대 혼란스러운 한국 상황과 진부함을 탈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경우다. 당시 그가 남긴 작품들은 다양한 재료를 탐구해 입체와 평면,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노력을 보여준다.
이밖에 1973년 건너가 45년째 미국에서 작업을 이어오는 임충섭, 세계화가 시작된 1980~1990년대 도미한 노상균·마종일·김진아, 2000년 이후 유학한 강영민·한경우 작업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9월 16일까지. 관람료는 3천 원. ☎ 02-880-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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