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창립 35주년…"할 일이 많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폭력문제 전문 상담전화를 개통하고 여성인권운동을 펼친 한국여성의전화가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1983년 6월 11일 창립한 여성의전화는 성폭력이란 용어조차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던 당시부터 여성에게 가해지는 각종 폭력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아내 구타 실태조사를 발표했으며, 1987년에는 가정폭력피해 여성 긴급피난처를 개설했다.
1988년에는 강간범의 혀를 잘랐다가 과잉방어로 구속된 여성에 대해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펼쳐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을 끌어냈다.
1991년에는 구타로 장을 파열시키고 임신 중에 아이를 사산하게 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 대한 구명운동을 벌였다.
아내 구타 피해여성을 돕고자 전화기 한 대를 놓고 시작한 상담은 현재 전국 200여개 상담소로 확대됐다.
여성의전화는 전국 25개 지부, 1만 회원이 가정폭력상담소, 성폭력상담소,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21일 서울 메리골드호텔에서는 창립 35주년 기념 후원의 밤 행사가 열렸다.
'할 일이 많습니다'를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서 여성의전화는 그동안의 여성인권운동을 되새기고 새로운 35년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했다.
행사에서는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 축하공연과 한국여성의전화 활동소개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노회찬 의원, 정춘숙 의원, 권미혁 의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축사를 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지금, 또 다른 변화와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의전화 전문위원인 서승연 변호사는 "법 자체도 정비해야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기관들의 관점도 필요하기에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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