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 대구 수성구의회 의장단 이번에는 진보정당 차지하나
민주당 10석에 한국당은 9석 '역전'…1석 가진 정의당이 변수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역대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보수텃밭' 대구 수성구의회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대거 진출하면서 차기 의장단이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수성구의회 사무국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결과 구청장에 자유한국당 김대권 후보가 당선했다.
반면 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0명(비례 1명 포함), 자유한국당 9명(비례 1명 포함), 정의당 1명으로 진보 성향인 민주당과 정의당 의석이 과반을 넘겼다.
구청장이 한국당 소속인 점을 고려하면 '여소야대'로 볼 수 있다.
국회에서나 볼 법한 여소야대 형국은 역대 선거에서 보수세력의 '텃밭'으로 여겨져 온 대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수성구의회는 내달 9일 임시회를 열어 의장, 부의장을 선출하고 제8대 의회 개원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날에는 운영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 사회복지위원회, 도시보건위원회 4개 상임위를 이끌 위원장을 선출한다.
8대 의회 의원 가운데 최다선은 한국당 조규화(70)의원과 정의당 김성년(42) 의원으로 각각 3선째다.
민주당은 10명 중 김희섭(61)·조용성(51) 의원만 재선이고 나머지 8명은 모두 초선이다. 한국당은 초선과 재선에 각각 4명이 더 있다.
관례상 최다선인 조규화, 김성년 의원이 의장이 되는 데 유리하지만 의석수에서 민주당에 밀려 둘 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표 이상을 얻어야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이 될 수 있어 단 한 석에 불과한 정의당 김성년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쥔 상황이 됐다.
앞서 4년 전 제7대 전반기에는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4석을 독식해 '다수당의 횡포'라는 비난을 받았다. 당시 의회는 새누리당 13명, 무소속 4명, 민주당 2명, 정의당 1명이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정의당이 힘을 합치면 이번에는 진보정당에 의한 '싹쓸이'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정의당 김 의원이 한국당과 전략적 제휴를 할 경우 한국당에서 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당 의석수 기준으로 볼 때 김 의원의 협조가 없으면 민주당에서도 의장 자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장 투표에서 3차례 연속 가부 동수로 부결될 경우 연장자가 의장이 되는 것도 변수다.
김 의원은 "단 한 석이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정의당을 어느 정도 배려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원 구성만큼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실리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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