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난민 伊내무 "난민정책 변화없으면 EU에 돈 제대로 안내"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난민에 대한 강경 정책을 펼치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유럽연합(EU) 난민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며 강경 발언을 했다.
살비니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유럽 국가중 누구도 만약 이탈리아가 난민의 도착지이자 캠프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라면서 "유럽 국가들이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특히 그는 만약 EU가 움직이지 않으면 이탈리아는 자체적으로 과감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살비니는 "유럽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고, 우리는 낙관적이다"며 "우리는 유럽 동료 회원국들의 양식을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EU 예산에 분담하는 재정을 조정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이민 정책의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EU에 내야 할 예산을 제대로 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내달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최근 마련한 난민사태 해결안이 독일에 유리하지만, EU로 들어오는 난민 수만명의 통로 역할을 하는 이탈리아에는 유리하지 않은 데 따른 반발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살비니는 "우리를 돕지 않고 오히려 난민을 더 보내려 한다면 브뤼셀에 가지 않고 여행 경비를 절약할 것"이라고 현지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살비니는 지난 17일 국제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하면서 "우리는 유럽의 발닦개가 아니다"며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들이 밀입국 선박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분산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난민 600명이 승선한 아쿠아리우스는 결국 스페인 발렌시아항으로 향했다.
살비니는 지금까지 이탈리아로 들어오려던 난민 8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인신매매범들과 '박애주의자들'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애주의자들은 난민들을 구조해줌으로써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게 하는 비정부기구(NGO)들을 일컫는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12개국은 난민들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서 망명 자격 심사를 받고 다른 국가로 다시 이동해 망명 신청을 하면 처음 입국한 국가로 이송된다는 내용의 더블린 조약을 1990년 체결했다.
처음 망명 신청을 받은 나라가 보호책임을 지도록 한 이 조약으로 이탈리아 등 외부 국경을 가진 나라들의 불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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