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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인기 없던 두 감독 '申 vs 오소리오'…운명을 건 '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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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인기 없던 두 감독 '申 vs 오소리오'…운명을 건 '수 싸움'
한국-멕시코전 앞둔 두 감독,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으로 비판받아와
24일 운명의 맞대결서 치열한 벤치 지략 대결 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으로 사령탑에 올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으나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의 복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월드컵을 앞두고 신 감독이 '통쾌한 반란'을 약속한 것도 자신과 대표팀을 향한 회의적인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대표팀과 24일(한국시간) 오전 0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게 될 멕시코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도 인기 많은 감독은 아니었다.
멕시코의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이던 이달 초 스코틀랜드전에서 1-0 승리를 지휘했으나 성에 차지 않았던 멕시코 관중은 '오소리오 퇴진'을 외치고 야유를 쏟아냈다.
모스크바에서 만난 한 멕시코 팬은 독일전 승리 후 오소리오 감독에 대한 여론이 좀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감독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너무 많은 걸 바꾸고 시도한다"고 말했다.
나란히 비교하기엔 다른 점이 많지만 맞대결의 앞둔 두 감독의 '비인기' 요인은 지략가형 지도자라는 점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감독에 대한 비판은 숙명이고 팀의 경기력에 따라 감독에 대한 평가도 손바닥 뒤집히듯 바뀌곤 하지만 두 감독은 공통으로 잦은 '실험'으로 비난을 산 경우다.
짧은 기간에 월드컵 대표팀의 완성도를 높여야 했던 신태용 감독은 '실험' 또는 '트릭'이라는 명목으로 다양하게 깜짝 시도를 했다.
예상 밖 선택을 했을 때 감독이 얻을 수 있는 평가는 '모 아니면 도'다.
A매치 경험이 전혀 없는 이승우(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의 발탁이 성공한 '신(申)의 한 수'로 평가받은 데 반해 몇 차례의 스리백 실험이나 공격진 조합은 결국 감독을 향한 맹비난의 근거가 됐다.
콜롬비아 출신의 '공부하는 감독' 오소리오도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모두가 예상치 못한 전술을 내놓곤 했다.
끊임없는 선수 로테이션과 처음 시도하는 포메이션으로 팬들의 불만이 쌓였고, '어디 잘 되나 보자'라고 팔짱 끼고 지켜보던 팬들은 한 번의 실패에 가차 없었다.
22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멕시코가 지난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칠레에 0-7로 무참히 짓밟히자 오소리오 감독에 대한 사퇴 요구는 거세졌고 감독은 성난 팬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팬들의 회의적인 시선 속에 가볍지 않은 발걸음으로 러시아에 온 두 감독은 첫 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오소리오 감독은 우승후보 독일을 1-0으로 꺾으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잠재웠고,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전북),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스리톱으로 세운 4-3-3 전술로 스웨덴전에 패하면서 다시 비판에 시달렸다.
그러나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독일전 승리로 여론 반전이 시작된 오소리오 감독도 결과에 따라서는 다시 비판 여론에 시달릴 수 있고, 신 감독도 약속했던 통쾌한 반란을 남은 두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다.
23일 맞대결은 두 감독에도 그래서 더없이 중요한 경기다.
선수들의 기량은 지금 와서 크게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없으니 두 지략가의 수 싸움이 경기 결과를 크게 좌우하게 된다.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신 감독은 손흥민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를 찾으면서 동시에 멕시코의 막강 화력에 대처해야 한다.
파격보다는 검증된 전술 속에서 세밀함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전 이후 이미 한국전 대비 전술과 계획을 모두 짰다고 밝힌 오소리오 감독도 한국-스웨덴전의 내용을 보면서 디테일을 다듬게 된다.
팬들의 비난 속에서도 감행한 거듭된 실험의 효과를 볼 감독은 누구인지 24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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