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구글 등 IT거물들도 불법이민 아동격리 반대(종합)
"비인도적 정책에 충격·경악"…이민자지원 기부·거리행진 동참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의 주요 테크 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도 19일(현지시간) 불법 입국한 부모로부터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거세게 성토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런 정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저커버그 CEO는 불법 이민자에게 법률·통역지원을 하는 시민단체들에 기부금을 냈다면서 다른 네티즌들에도 기부를 독려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국경에서 헤어지는 가족들의 이야기와 사진들에 충격을 받았다"며 "정부는 더 낫고 더 인도적인 방법을 찾는 데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일랜드 유력지 '아이리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격리된)아이들의 목소리와 사진에 가슴이 미어진다. 어린이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자들"이라며 "지금 벌어지는 일은 비인도적이므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레미 스토펠먼 옐프 CEO는 이 정책에 항의하는 전국적 거리행진을 오는 30일 계획하고 있다면서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이란 이민자 출신인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비도덕적이고 완전히 잘못된 정책"이라고 분개했고, 잭 도시 트위터 CEO는 트윗 글에 가족을 '생이별'시키지 말자는 의미의 해시태그(#KeepFamiliesTogether)를 달았다.
CEO 개인이 아닌 기업이나 경제단체 차원에서 반대 대열에 동참한 경우도 있다.
미국의 최대 기업조직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성명에서 이 정책의 조속한 중단을 촉구했다. 이 단체의 회장인 척 로빈스 시스코 CEO는 가족분리에 대해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고 비난했다.
미국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도 "미국같이 크고 너그럽고 인정을 가진 나라라면 국경에서의 아동격리를 방지하는 방법을 틀림없이 찾을 수 있다"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계약을 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성명에서 "기업으로서 우리는 국경에서의 아동 강제격리에 경악했다"면서 "제2차대전 이래 가족통합은 미국 법과 정책의 기저였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어 부모-아동 분리와 관련해서는 정부에 어떠한 업무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계 거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성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이 같은 사안들을 개선하는 것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우리 같은 기업이 훌륭한 인력을 고용하도록 돕는다"고 주장했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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