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팀 쿡 CEO, 트럼프 만나 설득"…"중국 정부 보복 가능성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격화하는 무역전쟁 와중에도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은 추가 관세를 면제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중 강경 조치가 애플의 중국 내 위상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성 설득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중국산 아이폰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쿡의 대화 내용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NYT의 이 보도는 백악관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애플은 중국에 41개의 애플 스토어를 갖고 있으며, 연간 수억 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5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애플 전체 매출의 거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는 셈이다.
애플의 이런 성공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해외 IT 기업들을 고사시키거나 진입을 아예 봉쇄한 상황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NYT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기기'를 통해 마법을 창출했다면, 쿡은 지리(중국)를 통해 기적을 만들었다"면서 쿡 CEO가 미중간 무역전쟁 와중에서 '테크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중국 내 임원과 로비스트, 애플의 제조 파트너사인 폭스콘 등을 통해 시진핑 정부 관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NYT는 전했다.
또 쿡 CEO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2기' 시대가 열린 직후 시 주석을 접견했고,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서는 공동의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지난 12월에는 중국 사이버 검열기구 주최로 열린 세계 인터넷 대회에 참석해 '주재국의 법규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연설을 해 인민일보로부터 "법을 지킬 수 있는 기업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며 팀 쿡 CEO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쿡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관세 면제를 받고, 중국 내 강력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다해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한 애플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정부가 대미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애플의 중국 사업에 치명적 위해를 끼칠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NYT는 "중국 관료 집단이 국가 안보 우려를 명분으로 애플 제품에 대한 정밀 조사를 하거나 공장 가동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의 미국 판매를 금지한 데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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