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순 자산 3억8천867만원…75%가 부동산에 집중
선진국보다 부동산 쏠림 심해…작년 비금융자산 가격상승률 10년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의 순 자산(자산-부채)이 3억8천867만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구의 토지, 건물 등 비금융자산 쏠림은 75%에 달해 주요 선진국보다 심했다.
부동산 경기 호조에 힘입어 비금융자산 가격 상승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7년 국민 대차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1경3천817조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741조5천억원)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순자산은 8.0배로, 전년과 같았다.
토지, 건설 자산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부가 늘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비금융자산은 1경3천551조5천억원으로 전체 국민순자산보다 큰 폭인 6.4% 늘었다.
비금융자산 중에선 토지자산(7천438조8천억원)이 6.6% 증가했다.
토지자산이 전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9%에 달했다.
이 비중은 혁신도시, 제주도, 세종시 개발 등이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완만히 상승하고 있다.
GDP 대비 토지자산의 비율은 2014년 417.9%에서 지난해 429.9%로 상승했다.
비금융자산 가운데 건설 자산(4천597조8천억원)도 6.5% 증가했다.
지난해 비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은 물량요인보다 가격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비금융자산의 가격상승률은 3.9%로 2007년(10.6%) 이후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가액 증가분)은 493조6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민순자산의 전년 대비 증가액(741조5천억원)의 ⅔가 비금융자산 가격 상승세가 밀어 올렸다는 의미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순 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266조원으로 1년 전보다 69조8천억원 줄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 자산이 8천62조7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순자산의 58.4%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몫이었다.
일반정부는 3천821조3천억원(27.7%), 비금융법인기업은 1천652조1천억원(12.0%), 금융법인기업은 281조4천억원(2.0%)의 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529조6천억원), 일반정부(+276조1천억원) 등은 전년과 견줘 순 자산이 증가했으나 비금융법인(-70조2천억원)은 감소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산은 9천750조원으로 7.1% 증가했다.
금융자산(3천667조6천억원)이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8.2% 증가했고 주택(3천761조5천억원)은 7.5% 늘었다.
금융부채는 7.7% 증가한 1천687조3천억원이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 순 자산은 3억8천867만원으로 추정됐다.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구매력평가환율(달러당 878.77원)로 보면 가구당 순 자산은 44만2천달러, 시장환율(달러당 1,130.42원)로는 34만4천달러다.
이는 호주,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계 자산의 부동산 쏠림은 다른 국가보다 큰 편이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 자산 중 비금융자산 비중은 75.4%로, 프랑스(68.5%), 독일(67.4%), 일본(43.3%), 미국(34.8%)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았다.
생산에 투입되는 자본 양을 뜻하는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은 2015년 3.6%, 2016년 3.5%로 둔화하다가 지난해 4.1%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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