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점 새 주인은 누구…면세점 판도 변화 예고
롯데·신라면세점 내달 대만 공항 입찰서도 '격돌'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오는 22일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매장 사업자가 결정된다.
면세사업자 복수 후보인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인천공항 면세매장의 향수·화장품과 탑승동을 묶은 사업권(DF1)과 피혁·패션 사업권(DF5) 두 곳을 나눠 가질지, 아니면 한 업체가 모두 가져갈지에 따라 면세점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어 주목된다.
19일 면세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신라가 DF1과 DF5 사업자로 모두 선정되면 호텔신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로 상승해,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점 반납으로 점유율이 36%로 떨어진 롯데를 바짝 뒤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라면세점이 단독 선정되면 인천공항을 비롯해 홍콩 첵랍콕 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의 화장품 유통권을 신라가 사실상 독점하게 돼 구매 협상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는 면세매장 임대료를 가장 높게 적어내 면세점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덩치를 키움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인천공항에서 패션 및 잡화 주력 사업자로 부상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롯데(41.9%)가 신라(23.9%)와 신세계(12.7%)를 크게 앞섰다.
다만 호텔신라가 DF1, 신세계가 DF5의 사업자로 선정될 때는 시장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이 1개사가 독차지할 때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위기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데다가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출점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지난 2월 인천공항 1 터미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DF3 구역)를 제외하고 사업권을 반납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외국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다음 달 23일 접수를 마감하는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면세점 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외국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 및 시내점, 미국 괌 공항점, 일본 간사이 공항점과 도쿄 긴자점, 베트남 다낭공항점, 태국 방콕점 등 총 7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마카오 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태국 푸껫 시내점, 일본 도쿄 시내점 등 5곳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세계 면세점 점유율 2위인 롯데는 호주 면세점 사업자인 JR듀티프리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하고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