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개혁가속' 보수야당 '재건모색'…국회후반기 새정치 주목
민주, 여세 몰아 야당에 "국정협력 약속·법사위원장 자진반납" 압박
한국, 당 해체론까지 나오며 대혼란…바른미래, 노선투쟁 점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이슬기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첫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가 여당의 압승과 보수야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민심에 부응하기 위한 정치권의 새판짜기 암중모색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도 독식하며 1당 지위를 굳힌 더불어민주당은 여의도에서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야당에 국정에 대한 협조를 촉구하면서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나설 태세다.
미증유의 대패(大敗)를 당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린 백가쟁명식 해법이 무성하게 분출되고 있으나 갈피가 잡히지 않으면서 혼란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여야는 지방선거 후 첫 일요일인 17일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정국 구상에 집중했다.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이었으나 안으로는 '폭풍 전 고요'와 같은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일단 민주당은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희망 상임위원회 신청을 받는 등 야당과의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을 준비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국정과제 실행을 입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유리하게 원 구성 협상을 풀어가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당 중진인 이석현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민주당이 여당이고 국민이 130석이나 만들어 줬으니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자진 반납(하라)"고 한국당에 요구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 이후에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야당을 몰아붙이는 모습이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에 "문재인 정부의 발목잡기", "최저임금 등 경제정책 반대" 등을 반성할 것을 촉구하면서 "국정협력에 대해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를 바꾸기 위해 민주당에 우호적 세력 결집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인위적 정계개편에는 여전히 선을 긋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패배 후 나흘째인 이날도 혼돈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당의 재건 방안을 놓고 백가쟁명식 의견 분출만 이어지면서 아직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홍준표 대표 등 기존 지도부는 사퇴했으나 아직 비대위 체제 전환 등을 포함한 새 지도부 구성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친박과 비박 간 책임론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내홍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일단 당헌에 따라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내에는 김 원내대표도 홍 전 대표와 함께 선거 패배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대로 당을 수습하려면 적어도 김 원내대표 체제만큼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엉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 아직 불투명하다.
비대위 구성 문제도 논란이다. 위원장을 놓고 외부 인사 수혈론이 나오는 가운데 당 사정을 잘 아는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맞서는 모습이다. 특히 비대위원장 문제는 당권 경쟁 구도와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공감대를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혼란이 계속되자 아예 '제로베이스'에서 처음부터 당을 다시 일궈야 한다며 당을 해체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18일 첫 회의에 나서지만, 독자적인 쇄신과 생존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당장 비대위에서 한국당계와 국민의당계 의원들간 노선을 놓고 갈등을 벌이면서 당이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대북정책과 경제정책 등을 놓고 한국당계에서는 '보수', 국민의당계는 '중도'에 초점을 맞추면서 서로 다른 노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계열의 바른정당과 호남 출신 의원들이 주류를 이루는 국민의당이 결합,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으나 화학적 결합에는 이르지 못한 두 당의 정체성 차이가 선거 후 더 극명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호남 기반의 민주평화당은 보수 야당 재편 과정에서 국민의당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서 떨어져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심전심'의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여소야대 구도를 넘기 위해서는 자당과의 협력이 필수라는 판단 아래 민주당에 '연정 필요성'도 강조하면서 존재감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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