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승리 발판 文정부 '국정과제 드라이브'
수사권조정 중심 검경개혁 '박차'…성과있는 민생·경제정책 주력
월성원자력1호기 조기폐쇄 결정…탈원전 정책 '속도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압승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강력한 추진 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안정궤도에 진입한 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각종 개혁과제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 등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롯해 검찰·경찰 개혁 구상을 밝혔다.
경찰에 더 많은 수사 자율권을 부여하고, 검찰은 사후적·보충적으로 경찰 수사를 통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치경찰제 추진, 검찰의 인권옹호부 설치 등을 지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역점 과제인 '권력기관 개혁'에 있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야당의 반발,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데 애로를 겪어왔다.
청와대는 지난 1월 조국 민정수석 주도로 검찰·경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발표했지만, 이 개혁안은 여야 간 공방이 일시적으로 분출된 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난제 중 난제로 꼽히는 권력기관 개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타이밍'을 모색해 왔고, 지방선거 압승으로 여권 전체에 가장 큰 힘이 실린 지금을 '적기'로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하는 한편, 국내이슈에도 계속 신경을 써 왔다"며 "(검찰·경찰개혁에 대한 언급은) 때가 됐다고 보고 한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한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 2년 차 경제정책의 시작인 셈이다.
당장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경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는 각오다.
일자리 지표 악화에 따른 비판 여론,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회의론, 혁신성장 정책 성과에 대한 의구심 등을 불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경제정책에 있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인식과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홍보함으로써 J노믹스의 추동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방선거 이전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며 경제팀의 분발을 독려한 만큼 혁신성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J노믹스의 한 축인 공정경제를 위해 공평과세 드라이브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장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을 공개한다.
이 과정에서 당·정·청 소통도 강화할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의 역점 과제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으로, 당과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오는 20일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회의를 열어 민주당 및 정부 관계자들과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최저임금 정책과 일자리안정자금 제도 개선 방안, 근로시간 단축 대비, 내년도 재정운용전략과 예산편성 계획,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규제·금융개혁 대책 등이 테이블 위에 오를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날 아직 운영허가 기간이 남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정부 정책에 따라 조기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총 4기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 종결을 의결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신재생 에너지 정책 이행을 '속도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외교·안보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으니, 그것은 꾸준한 대화채널을 열어놓고 추진해 가고, 선거에서 받은 신임으로 내치에서도 중요한 과제를 짚어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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