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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란, 1966년 월드컵 이후 후반전 슈팅 없이 승리한 최초의 팀
모로코 부핫두즈는 추가 시간에 자책골 넣은 역대 세 번째 선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란이 후반전에 단 한 번의 슈팅도 하지 못하고도 골을 얻어 승리했다.
수비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약체'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거둘 수 있는 '최상의 결과'였다.
이란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경기 내내 수비에 치중했던 이란은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추가 시간(95분)에 모로코 아지즈 부핫두즈의 자책골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약체의 승리는 기록을 생산한다.
영국 BBC는 이란-모로코전에서 나온 특이한 기록을 정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후반전에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도, 후반전에 득점해 승리한 최초 기록'이다.
이란은 모로코전에서 8차례 슈팅을 했다. 모두 전반에 나온 슈팅이었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이란은 후반에 수비를 더 강화하며 승점을 노렸다. 슈팅은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종료 직전, 이란의 프리킥 상황에서 골문 앞에 있던 모로코 부핫두즈가 헤딩으로 걷어내려던 공이 모로코 골문 안으로 향했다.
이란의 슈팅 시도가 아닌, 모로코의 실수가 낳은 골이었다.
후반전 슈팅 수를 확인할 수 있는 건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부터다. 이후 후반전에 득점해 이긴 팀은 최소한 한 차례의 슈팅은 했다.
그러나 이란은 상대 머리로 득점하며 '슈팅하지 않고도 승리하는 법'을 1966년 월드컵 이후 최초로 선보였다.
이란은 모로코를 누르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2-1로 꺾은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맛봤다. 월드컵 본선 성적은 2승 3무 8패다.
반면 모로코는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모로코는 러시아에서도 첫 경기를 내줘 월드컵 첫 경기 성적은 2무 3패로 더 악화했다.
부핫두즈는 역대 세 번째로 후반 추가 시간에 자책골을 넣는 불명예 기록을 만들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잉글랜드의 지미 디킨슨(94분), 2014년 브라질월드컵 프랑스전에서 나이지리아의 조지프 요보(92분)가 앞서 같은 아픔을 겪었다.
부핫두즈는 1986년 멕시코대회 구 소련전에 나선 라슬로 다즈카(헝가리), 2006년 독일월드컵 독일전에 출전한 프티에 이어 세 번째로 교체 출전해 자책골을 범하는 불명예도 안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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