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황청, 중국 내 주교 임명권 협상 재개
교황청 소식통 "양측 대표단 최근 로마서 비공개 협상"
70년간 단절된 중국-교황청 외교관계 복원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교황청과 중국이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중국 내 주교 임명권 문제를 풀기 위한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중국과 교황청이 중국 내 주교 임명권 문제에 대한 새로운 협상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최근 며칠 사이 로마에서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협상에서 교황청 측은 종교적 관례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문제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교황청과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교황청 소식통들은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교황청은 협상 재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과 교황청 측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중국 내 주교 임명권 문제에 대해 협상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약 1천200만 명의 신자를 거느린 중국 내 가톨릭은 로마 교황청을 인정하는 지하교회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천주교 애국회에 소속된 교회로 양분돼 있다.
천주교 애국회 소속의 신부들은 중국 정부가 임명하고 있다.
만일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주교 임명권에 대해 합의할 경우 1949년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 70년 가까이 단절돼온 중국과 로마 교황청과의 외교적 관계가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달 사이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임명권 문제에 대한 핵심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는 타협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즉 교황청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천주교 애국회 소속 주교 7명을 인정하고 교황청이 서품한 지하교회 주교 2명을 물러나게 하는 대신 향후 교황이 중국 정부가 지명하는 주교에 대한 승인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언론에 거론된 타협안의 골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타협안이 거론된 이후에도 중국 내 모든 가톨릭 교회에 대한 주교 임명권을 자신들이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도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 타협을 하는 것에 대해 찬반양론이 존재한다.
찬성론자들은 타협안을 통해 중국 내 모든 가톨릭 신자들을 교황의 영향력 아래 두게 하려는 교황청의 오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타협안에 대해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온 중국 가톨릭 지하교회 신자들을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팔아넘기는 행위라고 반박한다,
특히 조치프 쩐(陳日君) 전 홍콩 추기경은 교황청이 중국 공산당에 중국 가톨릭 지하교회 신자들을 팔아넘기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