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난민, 위협 아닌 기여자…사고방식 바꿔야"
"난민 위기는 초국가적 문제…국제 사회 전체의 협력 필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가 영향을 받고 있는 난민 위기를 극복하려면 난민을 위협이 아닌,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여자로 인정하는 사고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14일 바티칸에서 열린 난민 관련 국제회의에서 공개된 메시지에서 "난민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 감정과 희망을 가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라며 "우리의 형제요 자매인 이들은 난민 지위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보호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우리는 그들을 방치하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침묵의 공모'라는 벽을 허물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현재의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난민을 우리의 안온을 위협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를 더 풍성하게 하는 데 기여할, 경험과 가치를 지닌 타인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그들을 포용하고, 알아 가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이탈리아와 몰타가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 600여 명을 태운 국제 구호단체의 선박의 입항을 거부한 것을 놓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가장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며 2013년 즉위한 교황은 난민과 빈자 등 소외된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각별한 관심을 표현해 왔다.
교황은 또 이날 메시지에서 현재의 난민 위기는 개별 국가들의 능력으로 대처하기 힘든 초국가적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위기 해결을 위해 전체 국제 사회가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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