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혈투로 한국당 영토 회복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 당선인
바른미래 강대식 후보 재선 실패…유승민 대표 정치적 입지 타격
민주당 정치 신인 서재헌 후보 돌풍 일으켰지만 석패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대구 8개 구·군 중 달성군과 함께 자유한국당 소속이 아닌 단체장의 재선 도전으로 최대 관심 선거구로 꼽혔던 동구청장 선거는 '보수 적통'을 주장하는 한국당이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자유한국당 배기철, 바른미래당 강대식, 대한애국당 조화영, 무소속 최해남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13일간 열전을 펼쳤다.
애초부터 후보들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 대표들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는 등 다양한 관전 포인트로 흥미를 끈 지역이다.
공직 선거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 신인인 민주당 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좀처럼 승부를 점치기 어려웠다. 이 같은 오리무중 형국은 13일 치러진 본선 결과에서도 서 후보와 배 후보가 새벽까지 근소한 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그대로 이어졌다.
두 후보의 승부는 다른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가 모두 나온 뒤인 14일 오전 4시를 훌쩍 넘어서야 나왔다. 결과는 배 후보의 초박빙 승리였다.
선거에서는 배 후보와 바른미래당 강 후보가 각각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공동 대표의 전폭적 지원 사격을 받으며 승부를 겨룬 점도 관심이었다. 여기에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 누나인 조 후보도 동생을 대신해 홍준표, 유승민 '두 배신자'에 대한 대리 복수를 내세워 출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이 지역은 특히 유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어서 현 구청장인 강 후보의 패배는 향후 유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국당이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후유증이 전국적으로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여서 텃밭 회복에 나선 한국당이 분열되고 돌아선 민심을 얼마나 돌려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었다.
선거 결과 동구 민심은 결국 한국당에 다시 기회를 준 것으로 분석됐다.
배 당선인은 "선거를 통해 동구 주민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정한 주민의 편에 서서 오직 동구의 발전을 위한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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