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노무현 만나 바뀐 인생…인천시장 당선 유력 박남춘
노 전 대통령 해수부 장관 시절, 혁신과제 주도하며 신임 얻어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6·13 인천시장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60) 후보는 해양수산 분야에 정통한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박문초·동산중·제물포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대 재학 중 "선진국들은 유능한 행정가가 주도하는 행정국가로 바뀌고 있다"는 지도 교수의 조언에 사법고시 대신 행정고시를 택해 1980년 합격했다.
이듬해 행시 동기들이 선호하는 내무부나 경제 관련 부처 대신 비인기 부처인 해운항만청 근무를 자원했다.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 바다를 보며 자란 경험을 살려 우리나라의 해양대국 도약을 꿈꾸며 항만청 근무를 시작했다.
해양수산부에서 간부 공무원으로 평탄한 삶을 이어가던 박 후보는 2000년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며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당시 해수부 감사담당관으로서 국장 승진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총무과장으로 수평이동해 다면평가와 지식정보시스템 구축 등 부처 혁신과제를 매끄럽게 처리해 노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인사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며 국정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갔다.
그는 이런 인연을 근거로 평소에도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스승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를 같이 했던 사람"이라며 자신을 '뼈노'(뼛속 깊이 노무현)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정계 입문을 노린 그의 행보는 처음에는 순탄치 않았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고향 인천 중·동·옹진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지만 낙천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후 보수정권이 출범하고, 친노계가 '폐족(廢族)' 지경까지 몰리며 그의 정치 인생은 제대로 시작도 못 하고 종결되는 듯했다.
절치부심 끝에 그는 인천의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던 남동갑 선거구에서 2012년 19대 총선 승리를 일궈내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이어 2016년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인천의 핵심 정치인으로 위상을 다졌다. 지난 4월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과의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고, 13일 본선에서 제물포고 동문인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민선 7기 인천시장으로 유력한 박 후보의 1호 공약은 '서해평화협력 중심도시 인천' 구현이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발을 맞추며 서해평화협력청을 설치하고 유엔 평화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일찌감치 밝혔다.
그는 "오늘 승리는 저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300만 인천시민 모두의 승리"라며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열라는 시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여기고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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