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프 이어 한국도 불가리아 제2원전 수주에 관심"
현지 언론 보도…"한수원, 불가리아 당국 접촉"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불가리아 현지에서 제2 원자력발전소 사업자 후보로 한국이 추가로 거론되고 있다.
불가리아정부가 6년 만에 되살린 벨레네 원전 프로젝트 수주전에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KHNP)이 가세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유력 일간지 '스탄다르트'가 12일(소피아 현지시간) 경제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벨레네 원전 프로젝트는 불가리아 북부 다뉴브강변의 벨레네에 1천㎿ 규모 원자로 2기로 구성된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달 7일 불가리아의회는 6년 전 중단된 이 사업을 재추진하라고 승인했다.
불가리아는 2006년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스아톰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고, 2008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긴축정책을 추진한 불가리아정부와 로스아톰 사이에 사업조건을 놓고 이견이 불거졌고 전략적 투자자인 독일의 RWE가 손을 떼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불가리아정부는 2012년 공식적으로 사업을 중단했고, 그에 따라 러시아에는 6억2천만유로에 이르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했다.
당시 로스아톰으로부터 받은 원자로 2기의 부품은 창고에 보관 중이다.
불가리아정부가 사업 재추진 계획을 밝힌 후 현재까지 기존 사업자 로스아톰을 비롯해 중국 국영 원전기업 중국핵공업집단(CNNC), 프랑스 프라마톰이 수주전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불가리아정부는 이들 3개국 외에 또다른 나라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으나 어느 나라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스탄다르트는 이와 관련, 공개되지 않은 국가가 한국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가리아 당국자는 이 신문의 취재에 '한수원이 사업에 관해 문의하고자 접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명이 거론되지 않은 제4의 국가가 한국을 가리킨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불가리아 당국자는 부정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이 불가리아 제2 원전을 수주한다면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은 터키 제2 원전 사업을 통해 유럽 진출을 노렸으나 막판에 일본에 패배한 아픔이 있다.
그러나 재정 문제로 사업중단을 겪은 불가리아정부가 사업자에게 구매단가나 신용 제공에서 특혜를 주지 않기로 결정한 터라 사업성에 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특히 로스아톰이 제작한 원자로를 이용해야 하므로 한국이 사업을 수행하려면 러시아와 손 잡아야 한다.
한국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수원이 동유럽 지역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사업 추진안이 확정됐다면 검토는 해볼 것 같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 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었지 않으냐"면서 "부지가 안전한 곳인지, 재정적 뒷받침이 충분한지 등을 검토한 후에야 사업 수주에 나설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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