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업무오찬에 인민무력상 배석 왜?…김정은 "軍장악 과시"
'비핵화에 군부 반발없다' 메시지…내부적으론 '군심 결집'
(서울·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김귀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12일 업무오찬에 노광철 인민무력상(대장)이 배석해 관심을 끌었다.
역사적인 이번 회담에 북미 양측을 통틀어 유일하게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노 인민무력상의 역할은 회담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은 이번 회담 수행원에 군 인사를 참여시키지 않았다.
그는 업무오찬에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전 당 재정경리부장) 등과 참석해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노 인민무력상을 오찬에 배석시킨 것은 자신이 북한 군부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무오찬도 양측에서 핵심인사가 모두 참석한 만큼 사실상 확대회담의 성격이 강하다.
이에 비핵화가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인 만큼 김 위원장이 앞으로 비핵화 조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군부의 반발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군부 중심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과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개발해왔다.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치에 이어 앞으로 예상되는 핵탄두와 ICBM 등의 반출 폐기 과정에서 군부가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은 계속돼왔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런 의심은 많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단독 정상회담을 마치고 확대회담장으로 걸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또 내부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 과정에 북한 군부가 소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측에서 노 인민무력상의 카운터 파트 격의 군 인사를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굳이 노 인민무력상을 수행원에 넣은 것도 '군심(軍心)'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인민무력상은 2015년 7월 인민무력성의 전신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취임했으며 2016년 5월 당대회에서 정치국원 후보로 선발됐다. 군부 인사 중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군부 핵심 인사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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