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성 김-北최선희 심야까지 의제조율…'CVID' 이견 좁히기(종합2보)
정상회담 전날 3차례 만나 약 6시간 마라톤 협의…끈질긴 조율
취재진 질문 공세에 시종 '묵묵부답'…12일에도 합의문 발표때까지 세부 조율할듯
(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싱가포르에서 심야까지 협의를 이어가며 정상회담 합의문을 조율했다.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은 오후 9시 50분께(현지시간)부터 1시간 10분여 동안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이날 중 세 번째 협의를 했다.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30분 동안 각각 같은 장소에서 협의한 것을 포함해 11일 하루 6시간 가까이 마라톤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이날 자정 가까운 시각에 숙소인 샹그릴라호텔로 복귀한 김 대사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오늘 아직 일이 안 끝났다"고 말했고, 최 부상은 별다른 말 없이 다소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들어서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12일 오전 9시 정상회담 개시를 앞두고 새벽에 양측간의 추가 협의가 열릴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대사와 최 부상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 보장 관련 문안들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이견을 보인 핵심 쟁점들에 대한 절충점 찾기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미국 측 핵심 목표인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합의문에 담을지에 대해 마지막 밀고 당기기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았는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며 북한을 한 번 더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CVID를 합의문에 넣을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종 결단으로 넘겨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더불어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 북한 체제안전보장책의 유효성을 미국 정권교체 등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안전보장) 관련 문구에 대해서도 최종조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미관계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은 "김 대사와 최 부상은 (회담 당일인) 12일에도 정상회담 합의문이 나오는 순간까지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는 미측에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북측에서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 대행,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이 각각 배석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김 대사와 최 부상의 이날 오전 협의 상황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최 부상이 환하게 웃는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양국 정부의 대표적인 북핵 협상 전문가인 두 사람은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6일까지 판문점에서 6차례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한 바 있다.
실무회담장 향하는 성김ㆍ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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