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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루포' 살아나는 번즈 "즐겁게 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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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루포' 살아나는 번즈 "즐겁게 하자고 다짐했다"
사직 KIA전에서 한국 무대 첫 그랜드슬램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앤디 번즈(28·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27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부산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번즈는 당시 넥센과의 3연전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국 무대 2년 차인 번즈는 올해는 물론 지난해에도 고척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리지 못했다.
추락하는 팀 성적과 함께 롯데 구단의 번즈에 대한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시점이었다. 번즈도 구단이 언제까지 자신의 타격감 회복을 기다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번즈는 깊은 생각 끝에 결론을 얻었다. 답은 단순했다. 부담에 짓눌리지 말고 즐겁게 자신의 야구를 하자는 해답을 자신에게 내렸다.
이후 번즈는 달라졌다. 번즈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4(34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 2개에 3루타 1개를 뽑아내 6타점을 수확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한국 무대 첫 만루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의 9-6 승리를 이끌며 귀중한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번즈는 0-1로 뒤진 4회말 무사 만루에서 KIA 선발 윤석민의 초구 138㎞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월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이 만루포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번즈의 올 시즌 만루에서의 타율이 0.091(11타수 1안타)에 불과했기에 더더욱 놀라운 한방이었다. 번즈의 시즌 6호 홈런이자 한국 무대 첫 만루포였다.
경기 후 번즈는 "매우 기쁘다. 사직 홈 팬들 앞에서 첫 만루홈런을 기록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최근 들어서 조금씩 내 스윙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안타를 의식해 밀어서 치려고 신경 쓴 것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 그 누구도 나보다 더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달라진 계기를 구체적으로 들려줬다.
그는 "지난달 27일 고척 경기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부담감 때문인지 한 타석만 못 쳐도 금세 의기소침해졌다. 그래서 자꾸만 야구가 안 되고 안 좋은 모습만 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번즈는 "많이 생각하면서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재미있게 하자는 것이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내 야구를 즐기면서 하자고 다짐했다. 그랬더니 좋은 플레이가 계속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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