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경매] ①최단 기록 세울까?…'발빼기' 전략 주목
시작가 3.3조원…SKT "최대한 많이" LGU+ "과열 피해야"
낙찰가 4조원 넘지 않을 듯…당일 종료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차세대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경매는 시작가만 3조3천억원에 달하지만, 통신 3사 간 비교적 균등 분할이 가능해 장기 레이스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3사의 주파수 확보 전략을 고려하면 역대 최단 기록인 하루 만에 결판이 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누가 먼저 물러설까…3사 경매 전략 '함구령'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15일 열리는 5G 주파수 경매는 3.5㎓(기가헤르츠)와 28㎓ 대역서 역대 최대인 총 2천680㎒(메가헤르츠)폭이 매물로 나온다. 경매 시작가는 총 3조2천760억원이다.
경매는 블록(경매 최소단위) 개수를 결정하는 1단계에 이어 블록 위치(순서)를 결정하는 2단계로 진행된다.
3.5㎓ 대역은 10㎒씩 28개, 28㎓ 대역은 100㎒씩 24개 블록으로 구성된다. 최저 경쟁가 기준으로 블록당 가격은 각각 948억원, 259억원이다.
이 중 이통 3사가 눈독을 들이는 대역은 3.5㎓ 대역 280㎒폭이다. 해당 대역은 주파수 특성상 전국망 구축에 유리해 5G 서비스 선점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5㎓ 대역서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 대역폭(총량제한)은 100㎒다. 3사 모두 가능한 많은 대역폭을 가져가길 원하는 만큼 100-100-80 혹은 100-90-90의 조합이 유력하다.
경매 열기를 가를 열쇠는 LG유플러스[032640]와 KT[030200]가 쥐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3사의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SK텔레콤[017670]은 가격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최대 대역폭을 고집할 가능성이 크지만, 두 회사는 낙찰가 상승을 경계하는 만큼 한발 뒤로 물러나는 카드를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단계 경매에서는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할 때까지 가격이 상승하는데 LG유플러스와 KT가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할당폭을 줄이는 타이밍에 따라 경매의 조기 종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LTE 가입자당 주파수 보유량이 3사 중 가장 많아 상대적으로 주파수 용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일제히 기밀을 이유로 경매 전략을 함구하고 있다.
◇ 정부 제시가격보다 싼 금액선택입찰…낙찰가 낮출 변수
금액선택입찰도 변수로 거론된다.
1단계 경매 2라운드부터 적용되는 금액선택입찰은 해당 라운드의 시작가격을 초과하고 정부의 제시가격 미만인 금액을 선택해 희망 블록 수와 함께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라운드마다 정부는 제시가격을 올리는데 가격을 올리는 비율(입찰증분)은 라운드마다 경쟁 상황을 보면서 0.3∼0.75% 선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액선택입찰을 하게 되면 정부의 제시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이 가능하다.
통신사는 정부의 제시가격 입찰과 금액선택입찰을 동시에 하거나 금액선택입찰만 할 수도 있다. 라운드별로 통신사당 최대 2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단, 가격을 올리면 희망 블록 수를 줄여야 한다.
1단계 경매 낙찰가는 총 희망 블록 수가 공급 블록 수와 같아지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초과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 회사가 금액선택입찰을 통해 희망 블록 수를 줄이면 낙찰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낙찰가도 그만큼 낮아진다.
1단계 경매로 블록당 가격과 개수를 정하면 블록 위치를 정하는 2단계 경매(밀봉입찰)가 진행된다.
이통사는 상·중·하단 대역 3가지 중 하나를 택해 입찰할 수 있다. 가능한 조합은 회사당 3개씩 총 6개이며, 이 중 최고가 조합이 낙찰된다. 위치별로 장단점이 있어 과열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3.5㎓(3.42∼3.7㎓)의 경우 하단 대역은 이번에 경매가 유보된 20㎒폭을 추가로 낙찰받아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전파 혼·간섭 우려가 있다. 상단 대역은 확장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혼재하고, 중간 대역은 주파수 간섭이 없어 안정적이지만 확장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28㎓를 포함한 5G 경매의 총 낙찰가는 4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주파수 경매 역사상 처음으로 경매 시작 당일에 결론이 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1년 1차 LTE 주파수 경매는 9일째, 2013년 2차 경매는 10일째, 2016년에는 2일차 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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