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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덜 해로운 담배' 맞나…유해성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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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덜 해로운 담배' 맞나…유해성 논란 재점화

"국민 건강에 새로운 위협" vs "유해물질 적다는 것 재입증"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보건당국이 7일 '덜 해로운 담배'라는 이미지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유해성 논란이 뜨겁게 이어질 전망이다.
보건당국과 독성전문가들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더 많은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제조사는 일반담배보다 발암물질이 적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라고 맞섰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부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엠버), BAT코리아의 '글로'(브라이트 토바코), KT&G[033780]의 '릴'(체인지)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성분 11종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다름없는 양의 니코틴과 타르가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또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담배에서만 특이하게 검출되는 니트로소노르니코틴 등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도 5개나 나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발암물질의 경우, 함유량이 일반담배의 0.3∼28.0% 수준으로 나왔다.
식약처는 이날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못 박았다.
담배의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뿐만 아니라 흡입횟수, 흡입깊이 등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간의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는 "담뱃잎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찌는 방식으로 발생한 증기에는 유해물질이 적게 들어 있고 건강에도 덜 해롭다"고 광고해 온 제조사의 설명과는 배치되는 판단이다.

임민경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브리핑에 참여해 "담배에는 최소 70종의 발암물질과 7천종 정도의 유해화합물질이 있다"며 "겨우 11종을 분석했을 뿐인데 이 중 몇 개의 검출량이 적었다고 덜 유해하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담배'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기가 아닌 증기를 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어떤 물질을 새로 생성하고 있는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선두주자인 한국필립모리스는 입장자료를 내고 "궐련형 전자담배에 발암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발암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식약처의 분석 결과는 유해물질이 적게 나온다는 자사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당국의 평가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보건당국은 이날 필립모리스가 주장하는 '분석의 오류'에 대해서도 상당 시간을 할애해 반박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아직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어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와 HC(헬스캐나다)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ISO는 담배필터의 천공(穿孔) 부위를 개방해 분석하는 방법이고, HC법은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천공부위를 막고 분석한다. HC법이 ISO법보다 더 많은 담배 배출물이 체내에 들어가는 것을 가정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에서는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많이 검출됐다. 당국은 "타르가 더 많이 나왔다는 것은 일반담배와는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YNAPHOTO path='C0A8CA3D00000163D8F7BAD3000457ED_P2.jpeg' id='PCM20180607000612044' title='궐련형 전자담배 1급 발암물질 검출 (PG)' caption='[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
하지만 필립모리스는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한 것은 잘못"이라며 "타르 함유량의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배출물의 구성성분과 각 유해물질의 양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유해성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담배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가 담배의 원료 및 유해성분 등에 관한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고, 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내용으로 '담배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5월 국내에 출시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출시 첫달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20만 갑이었으나 1년이 지난 올해 4월에는 2천810만 갑을 기록했다. 4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9.4%에 달한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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