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급하게 실시한 '고강도' 체력 훈련…득실은?
부상 위험·평가전 경기력 저하 감수하고 체력훈련 3차례 결정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 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전에서 판가름
(레오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4일(현지시간)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입성한 뒤 가진 첫 인터뷰에서 의미심장한 답변을 했다.
선수들의 체력과 관련한 질문이었는데 "기대 수준을 밑돌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신 감독은 "시간문제로 원활한 체력훈련을 하지 못해 걱정"이라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따로 체력훈련을 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후 신 감독은 깊은 고심에 빠진 듯했다. 그는 그 날밤 결단을 내렸다.
신태용 감독은 사전캠프 숙소인 오스트리아 레오강 크랄레호프 호텔에서 코치진을 소집한 뒤 다음날인 5일 오전부터 파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훈련 강도는 매우 셌다. 선수들은 5일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50분 동안 쉬지 않고 셔틀런(왕복달리기)과 몸싸움 대처 훈련 등을 소화했다.
몇몇 선수들은 '악' 소리를 낼 만큼 힘들어했다.
고강도 훈련의 여파는 곧바로 나타났다. 고요한(서울)은 훈련 도중 왼쪽 어깨 통증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고 홍철(상주)은 허리 근육이 뭉쳐 다음날인 6일 훈련에서 빠졌다. 홍철은 7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에 나서지 못한다.
대표팀은 오전 체력훈련을 한 뒤 당일 오후 5시에 추가 훈련을 하기로 했는데, 지친 선수가 많아 훈련 시간을 약 한 시간 30분가량 늦추기도 했다.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필요한 훈련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장현수(FC도쿄)는 "굉장히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를 이겨낼 확률이 커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흥민(토트넘)도 "다들 힘들어하지만, 팀 분위기가 진지해졌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의 '벼락치기' 체력 끌어올리기 훈련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첫 경기 스웨덴전을 앞두고 체력훈련을 두 차례 더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세네갈과 평가전을 이틀 앞둔 9일과 러시아 입성 후인 13일 혹은 14일 정도에 한 차례 한 뒤 3~4일간 컨디션 조절 후 스웨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 차례 체력훈련은 신태용 감독이 던진 일종의 '승부수'다.
한 경기를 뛴 수준의 강도 높은 훈련을 시행할 경우 선수들은 부상 위험과 체력 고갈 위험에 노출된다.
아울러 볼리비아,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이런 위험 요소보다 선수들의 체력을 단기간에 급속도로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신 감독의 결단과 승부수, 판단이 옳았는지는 오는 18일 스웨덴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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