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꽃길만 걸어요"…일본 사죄·배상 촉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현충일인 6일 정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천338차 정기 수요집회를 열고 대학교수를 초청해 역사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현충일로 쉬는 학교를 대신해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몰렸다. 부산 동아중학교, 경기도 양평중학교 등 전국에서 모인 중·고등학생 500여명이 무더위 속에 집회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성공회대 강성현 교수의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강 교수는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피해 할머니들은 사회의 관심에서 밀려나 고국으로 돌아올 수가 없었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외친 사람들 덕분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며 위안부 문제에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강연을 들으며 '할머니 우리 꽃길만 걸어요', '인정하라·사죄하라·보상하라' 등 직접 만든 피켓을 흔들었다.
정대협은 이날 집회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제 범죄 인정 및 진상규명, 공식 사죄·법적 배상, 역사교과서 기록·교육,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을 촉구했다.
또 한국 정부에는 화해치유재단 해산 및 10억엔 반환, 일본 정부에 문제 해결 이행 촉구를 요구했다.
정대협 한경희 사무총장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못한 채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당했다"며 "반면 가해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시간이 오래도록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전 세계에 일본의 전쟁범죄를 공식화하고 정의롭게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대협은 집회에 앞서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순덕 할머니의 이름으로 마련된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대학생단체인 '평화나비 네트워크' 소속 학생 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이 수여하는 '제2회 길원옥 여성평화상' 시상식도 열려 십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에게 상패와 상금 300만원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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