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양혁신도시 유남규 탁구체육관 건립 놓고 갈등 지속
"해양 관련 시설 들어서야" vs "사업 더는 미룰 수 없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시가 영도구 동삼동 해양혁신도시에 유남규 탁구체육관 건립을 추진하는 데 대해 해양 관련 기관들이 반대 입장을 밝히며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유남규 탁구체육관은 해양혁신도시 내 근린공원 부지에 올해 7월 착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사업비 40억원으로 건물 면적은 1천288㎡ 지상 2층 규모다.
해양혁신도시 내 해양 관련 13개 기관이 모여 구성한 해양클러스터 기관장 협의회는 지난달 30일 부산시에 공문을 보내 해양혁신도시 내 유남규 탁구체육관 건립이 해양클러스터 조성 목적에 맞지 않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부산시가 2015년 말 유남규 탁구체육관 건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부터 입주기관들은 혁신도시 내 탁구체육관 건립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국립해양박물관 측이 해양문화진로체험센터 건립이 예정된 산학연 클러스트 용지와 유남규 탁구체육관 건립이 예정된 부산시 소유 공원용지의 맞교환을 추진해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부지 맞교환이 되면 부산시가 유남규 탁구체육관을 동삼혁신도시 외곽지역에 있는 축구장 부근에 건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던 부지 맞교환 작업이 절차상 문제로 사실상 무산 됐다.
부산시는 사업이 더는 미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해 올해 3월부터 원안대로 근린공원용지에 유남규 탁구체육관을 짓는 방향으로 설계용역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영도 출신 탁구 선수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남규 씨의 이름을 딴 체육관이 탁구 인구 저변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지 않으면 사업비 문제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착공이 늦어지면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차질이 생긴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2020년에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2019년 코리아오픈대회 훈련 장소로 유남규 탁구체육관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는 지자체가 혁신도시의 원활한 기능 발휘를 위해 기반시설을 먼저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해양 관련 기관들이 반대할 경우 탁구체육관 건립 문제가 앞으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은 크다.
해양클러스터 기관장 협의회 관계자는 "해양 관련 시설이 들어설 장소도 부족한데 혁신도시 한가운데 체육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클러스터 정주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지속해서 반대해왔는데 왜 강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입주기관 관계자는 "부산시가 전국에 흩어져 있던 해양 관련 기관만 모아 놓고 해양 혁신도시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입주기관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