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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동산업체 CEO처럼 백악관 관리"
"직감과 본능이 정책 결정, 미북 회담 번복 소동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500일째 접어들면서 백악관이 갈수록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스타일에 좌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경쟁자들로 이뤄진 팀이 아니라 트럼프 1인에 의해 매사가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 트럼프가 과거 뉴욕 부동산업계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관리방식을 백악관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백악관은 사실상 트럼프 1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북 정상회담 취소, 번복 소동도 트럼프 개인의 직감적 본능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전국위원장을 지낸 마이클 스틸은 "백악관의 좀 더 자세한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혼자만의 대통령이다." "그의 모든 연설과 트윗에서 보듯 그는 항상 자신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대통령직 성쇠는 스스로의 노력에 좌우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로 다른 성향의 그룹들이 경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의 '자아(egos)에 묻혀버렸다. 세계화를 주장하는 '골드만삭스파'와 포퓰리스트 민족주의 계열 간의 경쟁도 더는 볼 수 없다. 지금은 모든 것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지난달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둘러싸고 고함을 지르는 등 심각한 대립을 빚었다.
또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죽어가고 있을 뿐'이라고 조롱해 맹비난을 받은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보좌관 켈리 새들러는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오히려 자신의 상관인 메르세데스 슐랩 전략커뮤니케이션국장을 '백악관 최악의 누출자 가운데 하나'라고 비난했다. 이에 슐랩 국장도 공격적으로 자신의 방어에 나섰다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스틸 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보좌관들끼리 파벌을 이루고 서로 찢고 싸우는 모습을 가학적으로(sadistic) 즐기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양녀로 비유했던 공보국장 호프 힉스와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을 비롯해 그동안 백악관을 떠난 과거 측근들은 부지기수다.
이들 두 사람의 직책은 아직 후임자가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공보책임자이자 수석전략가 역할을 맡고 있다고 스틸 전 위원장은 지적했다. 정책이나 전략을 모두 자신의 직감을 통해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동맹국들을 비롯해 인접 캐나다와 멕시코산 철강 등에 높은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이나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다시 번복한 것,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발언한 것, 내슈빌 집회에서 입증되지 않은 35가지 주장을 내세운 것,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임명을 후회한 것, 그리고 근거도 없는 '스파이게이트' 이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 등 최근 행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발언과 대응이 그의 직감적 본능에 의해 야기된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 지난 2014년 연방선거자금법 위반을 인정한 극우 정치인이자 영화제작자 디네시 더수자를 사면하고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지사,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TV 스타 마사 스튜어트 등 과거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처벌을 받은 인사들에 대한 사면도 검토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들 모두 트럼프가 과거 진행했던 TV 리얼리티쇼 출연자들이라면서 한편으로 현재 로버트 뮬러 특검으로부터 러시아 유착 스캔들에 관해 조사받고 있는 보좌관들에게 "계속 충성하면 사면을 받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서실장 역시 전통적으로 대통령을 대신해 민감한 사안에 간여함으로써 대통령을 구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존 켈리 현 비서실장은 실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더는 대통령의 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반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루디 줄리아니 고문변호사 등 '뉴페이스'들이 대신 트럼프의 신임을 받으면서 그의 '충동'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원로전략가인 봅 슈럼은 "(트럼프는) 내 기억에 리처드 닉슨을 포함해 자신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말만을 듣는 최초의 미 대통령"이라면서 "충동적이고 일방적이며 사려 없는 결정 구조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개탄했다.
트럼프 전기작가인 그웬다 블레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리 스타일이 지난 수십 년간 뉴욕 맨해튼 부동산업계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경험과 유사하다면서 모든 사람들을 서로 적대적으로 만들어 오직 자신에게만 충성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누군가 잘나가면 곧 미움을 받게 된다. 트럼프는 그들을 총애했다가 좀 있으면 그들을 해고한다. 그가 평생을 통해 해온 방식"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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