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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도 연기도 역시 조수미…객석 전석 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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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도 연기도 역시 조수미…객석 전석 기립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개관 기념 '디바 앤 디보 콘서트' 리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소프라노 조수미(56)는 과연 '디바'였다.
지난 5월 3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그는 5벌의 드레스 쇼, 아찔할 정도로 눈부신 콜로라투라(고음의 화려한 선율을 악기처럼 부르는 고난도 창법) 기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사랑스러운 무대 매너로 2시간여의 공연 시간을 풍성하게 채웠다.
마지막 앙코르곡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가 끝나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 2천300여명이 모두 기립해 환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프랑스 출신 세계적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55)의 출연으로 그 화려함이 더했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며 별들의 만남을 기획한 무대였는데, '디바 앤 디보 콘서트'란 이번 공연의 제목은 과장이 아니었다.



풍성한 붉은 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그는 반짝거리는 하늘색 드레스, 분홍색 깃털 같은 드레스, 우아한 흰색 실크 드레스 등으로 갈아 입으며 변신을 거듭했다. 프로그램도 마찬가지. 드레스 빛깔처럼 다양하게 구성돼 눈과 귀가 지루할 새가 없었다.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마농 레스코'의 정통 아리아부터 한국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 '그리운 금강산',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오늘 밤' 등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꾸며졌다.
특히 그녀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음색과 초절기교를 아낌없이 선사하며 관객들을 감탄케 했다.
최근 대중적이고 친숙한 노래를 자주 부른 그가 1990년대 무시무시한 고음을 기관총 쏘듯 불러야 하는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소프라노였다는 것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그가 앙코르곡으로 선보인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가 대표적이었다.
태엽을 돌려야 움직이는 인형처럼 연기한 그는 태엽이 다 돌아가 노래가 멈추는 장면, 태엽을 감으면서 고음을 끝도 없이 올리는 장면을 우아하면서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그녀만이 선보일 수 있는 무대였다.
음악 평론가 류태형 씨는 "극도로 훈련된 고음역대 장기를 마음껏 분출한 공연이었다"며 "'인형의 노래' 아리아는 여전히 조수미만큼 소화할 수 있는 성악가가 있을까 싶다"고 평했다.
알라냐 역시 드넓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쩌렁쩌렁 울리게 하는 성량으로 객석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신비로운 이 묘약'을 부를 땐 작은 물병을 들고나와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쳤고, 로시니의 '라 단자(춤·La Danza)'를 선보이고서는 깡충깡충 뛰며 퇴장하는 깜찍함으로 웃음을 안겼다. 조수미와 레하르 오페라타 '메리 위도우' 중 '아이 러브 유 소(I Love You So)'를 부를 땐 한국어로 '사랑해'를 외쳤다.
두 성악가 모두 탄탄한 성악적 기량을 바탕으로 객석을 즐겁게 해주려 여러 지점에서 고민한 듯했다.
조수미는 공연이 끝난 뒤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주로 선보여왔는데 오늘 공연은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곡들도 다수 포함돼 도전이 되는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곡이 무궁무진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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