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강원도의 맛·작가를 짓다
나는 지금 휴혼 중입니다·아름답거나 혹은 위태롭거나·의사의 감정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강원도의 맛 =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뇌운리 어두니골에서 태어난 전순예(73) 씨가 쓴 음식 에세이.
어릴 부터 작가를 꿈꾼 전 씨가 환갑 넘어 글쓰기 교실을 다니고 글을 쓰기 시작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강원도의 맛'이란 제목으로 2년간 칼럼을 연재했다. 이 책은 그 칼럼들을 묶은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어린 시절인 1950∼60년대 강원도 산골의 풍경이 그대로 담겼다. 계절마다 자연이 준 재료들로 만들어낸 다채로운 음식들, 엄마의 손맛이 담긴 그리운 음식들에 관한 추억, 늘 음식을 나눠 먹었던 마을 사람들 이야기 등이 정겹게 그려졌다.
송송책방. 352쪽. 1만6천원.
▲ 작가를 짓다 = '문호와 명작이라는 건축물'이라는 부제로 최동민 씨가 쓴 책이다.
저자는 글을 쓰는 작가이자 '책 읽는 라디오', '이동진의 빨간 책방' 등 팟캐스트를 기획·제작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시공을 초월해 읽히는 고전 명작에 관해 작가 중심의 작품 분석을 넘어 그 작가 곁에 늘 함께해 온 '위대한 조력자'의 존재를 탐구한다. 그런 조력자들은 부모, 배우자, 자식 등 가족이나 편집자, 스승, 멘토, 친구 등 다양한 관계 속에 있다.
저자는 결국 위대한 작품의 탄생 배경에는 끈끈한 인간애와 신뢰, 거룩한 희생과 용기가 깃들어 있다고 강조한다.
민음사. 328쪽. 1만5천800원.
▲ 나는 지금 휴혼 중입니다 = 박시현 씨가 자신의 휴혼(休婚) 경험을 쓴 에세이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네 살배기 아들 양육을 전담하던 저자는 육아와 살림에 관한 기대치가 높은 남편과 갈등 끝에 결혼 5년차인 작년 가을 이혼 대신 휴혼을 결정한다. 저자가 월세방을 얻어 나가 생활비를 직접 벌어 살고, 아이는 1주일에 3~4일 정도 데려와 본다. 평소엔 시부모와 남편이 합가해 아이를 돌본다. 별거와 다른 점은 서로 이성 문제를 만들지 않고 상대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이 휴혼 실험은 성공한다. 저자도 다시 자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고 일을 하고 생계를 직접 꾸려가며 가족 부양 책임을 짊어진 남편의 심적 부담도 이해하게 된다. 남편 또한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서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며 아내의 꿈많던 옛 모습을 되새겨 보게 된다.
전통적인 가족-부부상에 저항하는 급진적인 실험으로 책 출간 전 인터넷 연재 당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은행나무. 216쪽. 1만3천원.
▲ 아름답거나 혹은 위태롭거나 = 부제는 '내 마음을 뒤흔드는 감정의 열일곱 가지 풍경'. 독일의 교육학자이자 상담심리 전문가인 우도 베어-가브리엘레 프릭 베어 부부가 공저했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 '감정의 도서관' 시리즈를 집필하기 시작해 현재 12권까지 출간했다.
이 책은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 여러 감정의 세계를 파헤쳐 보여주며 감정의 세계에서 바른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오랜 연구와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충고와 격려, 조언을 한다.
한 예로 '너무 예민하다'는 비난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 '예민하다'란 말 대신 '감정이 풍부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만으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고 말한다.
강영옥 옮김. 문학동네. 356쪽. 1만5천500원.
▲ 의사의 감정 = 의사의 감정이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친 현직 의사의 르포. 뉴욕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내과의사인 다니엘 오프리가 썼다.
의사들이 느끼는 두려움, 좌절감, 슬픔, 애정, 공감 등이 의료에 끼치는 영향을 실제 현장 사례와 함께 생생하게 그렸다.
저자는 감정이 의학적 의사결정의 지배적 요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감정이 미치는 부정적 요인들을 최소화하고 더 나은 의료를 위해 감정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명신 옮김. 페가수스. 32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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