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종횡무진 권상우 "제2의 정우성·하정우 될 것"
영화 '탐정:리턴즈'서 주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결혼하니까 이제 멜로 연기는 잘 안 들어오네요. 하하."
14년 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탄탄한 복근을 뽐낸 청춘스타 권상우(42)는 이제 힘을 뺀 생활 연기가 더 편해진 듯했다.
그는 6월 13일 개봉하는 '탐정:리턴즈'(이언희 감독)에서 우는 아이 기저귀를 능숙하게 갈고, 불같이 화를 내는 아내 앞에서 찍소리도 못하는 40대 철부지 남편을 맞춤옷을 입은 듯 연기했다.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권상우를 31일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탐정:리턴즈'는 '탐정:더 비기닝'(2015) 속편이다. 전편에서 만화방을 운영하며 역대급 미제 사건을 해결한 강대만(권상우 분)은 이번에는 아예 만화방을 처분하고 탐정사무소를 차린 뒤 본격적으로 탐정 일에 뛰어든다.
권상우는 "전편이 큰 흥행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속편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보니 감개무량하다"며 "전편보다 웃음의 크기나 탐정 이야기가 훨씬 풍부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베테랑 연기자 성동일과 콤비를 이뤄 코믹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탐정이라는 꿈을 이루면서도 가족 생계를 이어나가려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가장 모습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다.
"극 중 대만이가 자다 일어나서 아이를 안고 나오는 모습은 마치 제 일상 같더라고요. 육아가 정말 힘들거든요." 그는 2009년 배우 손태영과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성동일이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는 말을 전하자 "코믹연기에 능한 성동일 선배와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커진 것 같다"며 공을 성동일에게 돌렸다.
권상우는 영화 '탐정' 시리즈 이외에 드라마 '추리의 여왕'도 시즌 1, 2편 주연을 맡았다. 영화와 드라마가 시리즈로 제작되기는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좋은 배우들을 만나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성동일 선배는 제가 존경하는 분이었고, '추리의 여왕' 최강희씨도 현장에서 굉장히 솔선수범하고 좋은 사람이었거든요. 서로 인간적인 신뢰가 쌓여야 시리즈 제작도 가능한 일이죠."
40대를 넘긴 권상우는 배우로서, 가장으로서 고민이 많은 듯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가 점점 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또 아내도, 아이도 있다 보니 일을 대할 때 좀 성숙해진 느낌도 들고요. 누군가 좋아해 주거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감사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언젠가 저를 사람들이 찾지 않는 순간이 오겠죠. 그때까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런 마음가짐 덕분일까. 권상우는 '탐정:리턴즈'를 시작으로 내리 2편의 영화에 더 출연한다.
현재는 영화 '두번 할까요?'(박용집 감독)를 찍고 있으며, '귀수'라는 영화에도 캐스팅됐다. '귀수'는 정우성이 주연한 '신의 한수' 프리퀄이다.
권상우는 "'귀수'에서는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식이요법도 하고 운동 강도도 한층 높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코믹, 액션, 멜로 연기 등 어떤 장르도 어색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송강호, 황정민처럼 '연기의 신'이 될 수는 없죠. 다만, 여러 장르에 유연하게 출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또 제2의 정우성, 하정우가 될 수 있도록 스크린에서 종횡무진으로 뛰어다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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