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어린이 절반이 빈곤·전쟁·여아차별에 노출"
'세계어린이의 날' 보고서…12억명 고통받을 우려
한국, 독·불·미 등 제치고 '어린이 살기좋은 나라' 8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전 세계 아동의 절반 이상이 가난과 분쟁, 여아에 대한 성차별 등의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내달 1일 '세계 어린이의 날'을 앞두고 펴낸 보고서에서 세계 어린이 12억여명이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3가지 위험에 모두 노출된 어린이는 1억5천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어린이 10억여명은 극빈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2억4천만여명은 무력 분쟁이 진행 중인 국가에 거주하고 여자 어린이 5억7천500만여명은 여성 차별이 만연한 국가에 거주 중이다.
보고서는 "신분과 거주지로 인해 이러한 아이들이 아동기를 빼앗기고 장래를 도둑맞을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어린이들의 상황은 175개국 가운데 95개국에서 이전보다 나아졌으나 약 40개국에서는 악화했다.
보고서에서 국가들은 자국 어린이가 사망 위험, 영양실조, 교육부족, 조혼, 노동착취 등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점수를 가감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부여받았다.
그 결과 싱가포르와 슬로베니아가 어린이의 삶의 질이 최상임을 의미하는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공동 3위, 그 뒤로 핀란드가 5위에 올랐다.
한국은 아이슬란드, 이탈리아와 나란히 공동 8위에 올랐고 뒤이어 포르투갈(11위), 키프로스(공동 12위), 독일(공동 12위), 프랑스(공동 14위), 스페인(공동 14위) 등의 순이다.
일본은 이스라엘, 룩셈부르크와 공동 19위에 올랐다.
어린이의 삶의 질이 가장 낮은 국가로는 니제르(175위)가 꼽혔고 말리(174위), 중앙아프리카(173위) 등 하위 10위권에 아프리카 중서부 국가들이 포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미국이 36위에 머무른 것을 비롯해 러시아(37위), 중국(40위) 등 경제력·군사력 측면에서 강대국들이 서유럽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인 점에 주목했다.
앞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월 펴낸 보고서에서 세계 어린이 6명 중 1명은 분쟁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2016년 보고서에서는 7초마다 15세 미만의 소녀 한 명이 조혼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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