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삼성디스플레이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 일부 들어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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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배치·화학물질 정보 조합하면 최적의 제조방법 유추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몇 년간 작성된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됐다고 30일 확인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디스플레이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삼성디스플레이 기흥, 천안, 아산1, 아산2 등 4개 공장의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 심의했다.
산업부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에서 "전문위 검토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작업환경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을 일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지정된 국가핵심기술은 8세대급(2200x2500mm) 이상 TFT-LCD 패널 설계·공정·제조·구동기술과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설계·공정·제조기술 등 2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국의 대규모 투자 등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보고서가 유출될 경우 단기간 내 기술격차가 좁혀질 우려가 있다며 산업부에 국가핵심기술 포함 여부 판정을 신청했다.
디스플레이 전문위원회는 2008~2017년 기흥, 천안, 아산1, 아산2 공장의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8세대급 이상 TFT-LCD 패널 공정·제조기술 및 AMOLED 패널 공정·제조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판정했다.
전문위원회는 보고서에 포함된 설비배치도, 설비명, 공정명, 공정별 화학물질 공급업체, 화학물질명 등의 정보를 조합하면 최적의 공정배치 방법과 제조방법 등을 유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의 측정위치도에 매우 상세한 설비배치도가 포함돼 외부 유출 시 경쟁업체의 공장설치 및 생산성 향상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서와 공정명, 단위작업 장소에 기재된 라인, 층, 공정정보를 조합해 공정 레이아웃(배치)을 유추할 수 있고 특정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명 등을 통해 공정의 노하우와 제조방법을 도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별로 위원회는 기흥공장의 2009~2017년 보고서에 8세대급 이상 TFT-LCD 패널 공정·제조기술 및 AMOLED 패널 설계·공정·제조기술이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천안공장 2009~2017년 보고서와 아산2공장 2011~2017년 보고서에는 AMOLED 패널 설계·공정·제조기술이 포함됐다고 봤다.
아산1공장 2008~2017년 보고서에는 8세대급 이상 TFT-LCD 패널 공정·제조기술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7세대급은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판정에서 제외했다.
작업환경보고서는 공장에서 검출되는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탕정공장에서 3년간 근무한 뒤 림프암 판정을 받은 김모씨는 산업재해 신청을 위해 고용노동부에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다.
고용부는 2007년과 2008년 보고서 중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27일 정보공개를 취소해달라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또 회사측은 정부의 공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대전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을 상대로 지난 4월 17일 대전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고용부는 "유사 사안에 대한 법원 판결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한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은 보고서에 산재 신청과 무관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해서 정보공개를 하지 못한다는 법규는 없지만,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판정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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