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회의적", "화염과 분노보단 낫다"…미 의회 갑론을박
"김정은 핵 포기 어려울 것"…공화당 내부서 회의론 확산
"완전한 비핵화 아니어도 현 상황보다는 나아"…정상회담 지지론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미 의회 내에선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연 이 같은 발언을 신뢰해도 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의 행보에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며 현 행정부가 섣부르게 낙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야당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밀당' 외교 성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화당 중진인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그들(북한)이 비핵화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아주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회의론을 제기했다.
"그들(북한)은 게임을 하고 있다"고 단정한 루비오 의원은 "우리가 그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들이 미국 본토를 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열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김정은도 그 사실을 안다. 따라서 이것들을 포기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도 NBC 방송에 나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플레이크 의원은 "우리 중 상당수는 북한이 과연 비핵화에 동의할지에 회의적이다"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에 못 미치는 무엇이나 동결이라도 지금의 고조되는 상황보다는 분명히 낫다"고 말했다.
북미 간 긴장관계를 완화하기 위한 단계로 이번 정상회담 개최를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A. 쿤스(델라웨어)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위협보다는 외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선택이 낫지 않느냐"며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회담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정통' 외교 덕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인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로이 블런트(공화·몬태나)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 어떤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운 뒤 "양측, 솔직하게는 세 측(미국과 남북한)이 모두 '비핵화'를 말할 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정상회담 전에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정보수장들 사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회의적 시각과 우려가 혼재했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진짜 위험'은 회담을 둘러싸고 오가는 수사나 연극이 아닌 "이 회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실체'"라고 강조하고, "이 친구들은 핵무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CBS 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에서 북한의 태평양 주둔 전략군 규모 축소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전혀 될 수 없다"며 북한 입장에선 미군의 존재가 미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일깨운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전략군 주둔)은 상호호혜적이며 우리의 존재가 더 깊은 통찰력과 이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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