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북핵, 중국에 비밀 보관할 수도"…북중 밀약설 제기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와 재개 논의 와중에서 '중국 배후론'이 부각된 가운데 중국이 북한 핵무기를 몰래 보관하는 내용의 밀약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USC)의 중국전문가 프랭크 셰(謝田) 교수를 인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이달초 다롄(大連) 회동에서 북핵에 대한 모종의 제안을 했을 수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셰 교수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북한이 핵무기를 중국 접경지의 산 지하에 숨겨 앞으로 계속 위협용 무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증했거나 심지어 미국과의 협상 회피용으로 중국에 핵무기를 맡기도록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김 위원장의 돌연한 태도 변화를 촉발했고 북한이 중국과 전에 없이 밀착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남북미 협의 과정에서 중국 패싱론과 중국 역할론, 중국 배후론이 차례차례 제기됐다.
셰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제 하에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참여하고 있던 중국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급진전에 자국이 소외될 것을 우려해 한반도 영향력 확대를 위해 북측에 이 같은 제안을 내놓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변함없는 순치(脣齒) 관계'를 언급한 북중 정상의 다롄 회동 이후 양측이 모종의 밀약과 함께 공동으로 미국을 견제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무역분규, 남중국해 분쟁 등 현안이 산적해 있고 북한도 북미 회담을 앞두고 보험 카드 및 협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북한 노동신문도 당시 북중 정상의 다롄 회담에 대해 "전략적 기회를 틀어쥐고 전술적 협동을 보다 친밀하게 강화하기 위한 방도"를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피력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삐걱댄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중국 배후론'의 제기였다.
셰 교수는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는 중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긍정적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세계에 깨닫게 했고 미국도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반도 관련 문제에서 중국은 '카드'를 잃고 더욱 수동적으로 변할 것이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혁명원로 자제 출신의 민주화 인사 뤄위(羅宇)는 중국 지도부가 김 위원장에게 5천억 위안(84조원)을 몰래 빌려줬다는 중국내 소문을 한 중화권 매체에 전하기도 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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