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럭운전사 파업 확산…상파울루시 비상사태 선포
국내외 항공기 운항 축소…고속도로 520곳 마비 물류대란
'사태 과소평가' 테메르 정부 이미지에 결정적 타격 전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트럭운전사 파업과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대도시 대중교통이 사실상 마비되고 물류대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대 도시 상파울루 시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가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파업은 25일(현지시간)까지 닷새째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 27개 주(브라질리아 연방특구 포함) 가운데 25개 주에서 시위가 잇따랐다.
파업에 참가한 트럭운전사들이 전국의 고속도로 가운데 520여 곳을 점거한 채 집회와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수도 브라질리아를 비롯한 대도시 공항에서는 연료 부족으로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 운항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 시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주유소와 슈퍼마켓 등에서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다. 상파울루 시 외에 다른 도시들도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과 보건소 등에서도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트럭운전사 파업은 경제 전반에 걸쳐 피해를 낳고 있다. 자동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가 하면 육류와 곡물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물류 마비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주민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파업과 시위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자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임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테메르 대통령과 현 정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정 수행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립여권에서는 테메르 대통령이 트럭운전사 파업과 시위를 과소평가하고 충분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트럭운전사 파업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는 페트로브라스에 보조금을 주면서 가솔린과 디젤 가격 인상을 억제했다. 그러나 테메르 대통령 정부 들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가솔린과 디젤 가격이 국제 유가와 달러화 환율에 따라 움직이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페트로브라스는 올해 들어 디젤 가격을 지속해서 인상했으며, 이에 반발한 트럭운전사들은 정부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갈등을 빚다가 파업 사태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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