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딜 후세인 "볼리우드식 의미없는 춤·노래는 싫어"
24일 개봉 '바라나시' 홍보차 방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라이프 오브 파이', '굿모닝 맨하탄' 등에 출연하며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인도 배우 아딜 후세인이 24일 개봉하는 영화 '바라나시' 홍보를 위해 방한했다.
이 영화는 일밖에 모르는 '라지브'가 죽을 때가 됐음을 직감한 아버지 '다야'를 모시고 '성스러운 도시' 바라나시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인도 영화 특유의 노래와 군무(群舞)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3일 종로구 누하동 한 카페에서 만난 후세인은 "춤추고 노래만 하는 볼리우드(인도 영화계·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인 그가 인도 영화의 가장 눈에 띄는 특색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인도는 공연예술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노래와 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볼리우드 영화의 춤과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의도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볼리우드 영화라도 영감을 고취하거나 현실에 대해 깊이 고찰한다면 문제없지만, 단순히 하반신을 간지럽게 하는 목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영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는 사회의 거울로 사회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매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역할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게 하는 영화는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후세인은 "그런 맥락에서 의미 없이 춤추고 노래만 하는 대부분의 볼리우드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런 나를 죄인이라고 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자신이 출연한 영화 '일출'이 초청돼 방한한 바 있다.
후세인은 당시 8일간 부산에 머물며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매일 해산물을 먹고, 부산시민들과 어울려 즐겁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한 유럽 기자가 나를 주연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알고 계속 질문해왔는데 배우로서는 정말 큰 칭찬 같았다"며 "한국은 처음으로 그런 경험을 하게 해준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바라나시'에서 일만 아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라지프'역을 맡았다. 영화는 그의 아버지 '다야'가 "이제 죽을 때가 된 것 같다"며 성스러운 도시 '바라나시'로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인도에는 가장 큰 시바 사원이 있는 갠지스 강변 도시인 바라나시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평생 직장을 벗어난 적이 없는 라지프는 어쩔 수 없이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버지를 모시고 바라나시로 떠난다.
바라나시 허름한 호텔 '샐베이션'(구원)에 짐을 푼 라지프는 고집쟁이 아버지가 임종을 맞이할 때까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2016년 작품으로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26개 영화제 초청을 받았으며 45개국에서 개봉했다. 국내 개봉일은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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