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호 괴물, 과학 앞에서 실체 드러내나
뉴질랜드 과학자, 네스호 주변 샘플 채취해 유전자 분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영국 스코틀랜드 네스호에서 수백년간 이어져온 괴물 '네시' 목격담의 실체가 과학 앞에 서게 됐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대학의 닐 겜멜 교수는 국제 연구팀을 꾸려 다음달부터 네스호 주변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네시'가 물 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피부나 깃털, 비늘 등이 떨어질 것이고, 여기에 DNA가 남아있을테니 이를 분석하면 괴물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괴물 네시가 유전자 분석 앞에서 더는 숨을 곳이 없어지게 된 셈이다.
네시는 공룡 멸종 시기에 살아남은 목이 긴 사경룡(蛇頸龍) '플레시오사우르스'라는 주장이 있는가하면 거대한 메기나 철갑상어라는 얘기도 있다. 또 호수에 떠 다니는 통나무나 강한 바람이 만들어낸 착시라는 반론도 있다. 거짓말이든 진짜든 목격담은 이어지지만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호수 300곳에서 샘플을 채취해 유기물을 걸러내고 DNA를 추출해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한 기술로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이미 분석된 다른 종의 유전자염기서열과 비교하게 된다.
네시 존재에 대한 최종 결과는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겜멜 교수는 "괴물이 있을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가설을 검증해보고 싶다"면서 "우리가 얻게 될 것은 네스호의 다양한 생물에 관한 훌륭한 조사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괴물은 없고 네스호 주변 생태계 조사 결과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이번 연구에서 괴물 DNA가 검출되지 않더라도 네시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미 일부는 네시가 호수의 수중 동굴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갔다거나 네시가 외계 생물체라서 DNA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한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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