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종업원·납북자, UNHCR서 자유의사 확인해 신병처리해야"
유럽 북한인권전문가 제안…"북미정상회담서 北인권 제기 필요"
(헤이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남북한은 지난 2016년 탈북한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과, 북한에 억류된 납북자 및 국군포로 신병 처리 문제를 유엔난민기구(UNHCR)와 같은 객관적인 기관을 통해 이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한 뒤 이에 따라 송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북한 인권 전문가인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렘코 브뢰커 교수는 22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열린 최근 한반도 상황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브뢰커 교수는 북한이 기획탈북을 주장하면서 송환을 요구하는 탈북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신병처리 문제와 관련, "이들의 입국과정에 대해 자세히 모르니까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면서 "그 사람들에게 그들의 자유의사를 직접 확인해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한 정부나 북한 정부가 나서서 그들에게 북한에 가겠느냐, 남한에 남겠느냐고 물으면 객관성이 떨어지므로 UNHCR과 같은 중립적 위치에 있는 기구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6년 중국 상하이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가 집단탈북한 종업원들에 대해 한국 정부의 기획탈북 의혹을 제기하고 송환을 요구하면서 지난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연계할 것임을 시사해 파문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일각에서도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탈북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며 북한 송환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보수 진영에선 탈북 종업원들의 북송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브뢰커 교수는 "지금까지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 번도 직접 들어보지 못했다. 그들의 생활과 삶에 대해 직접 들어보지 못하니까 자꾸 논란이 되는 것"이라면서 "남한 정부가 이들의 입국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이들에게 자유의사를 물어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도 북한에 억류돼 있는 남한 출신과 국군포로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기구를 통해 이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해서 신병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북한 당국에 요구했다.
브뢰커 교수는 "북한에 있는 남한 출신에 대해서도 (객관적 기구가) '북한에 있겠느냐, 남한에 가겠느냐' 직접 물어봐서 이들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관련, "북한 인권 문제가 빠진 점은 아쉽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내달 12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인권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혀야 하니까 인권문제는 나중에 얘기해도 된다고 하지만 인권 문제에는 나중이 없다. 지금 당장 얘기 안하면 앞으로도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북한정권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지 않으면 정권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협상) 전략적 측면에서나 도덕적인 측면에서나 북한 인권을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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