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대법원장 "룰라 대선 출마해도 당선될 수 없을 것"
부패·비리 정치인 피선거권 제한하는 법령 적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은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도 당선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루시아 대법원장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한 TV 방송에 나와 "법적으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입후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당선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부패·비리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가 적용될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 2010년에 만들어진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연방선거법원은 지난주부터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와 당선 가능성에 관한 문제를 놓고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좌파 노동자당(PT)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대선후보 TV 토론 참가 자격이 인정돼야 한다며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인사를 대선후보로 내세우는 '플랜 B'를 부인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수감된 이후에도 대선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 기고문을 통해 사회적 소외 해소와 민주적 대화, 주권 수호, 경제적 성장을 위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모든 정치세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대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 상태에서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은 32.4%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룰라를 제외하면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18.3%로 1위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시행되면 룰라 전 대통령이 어떤 후보를 만나도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룰라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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