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신설계획 작년에 알았다는 아베 주장 '거짓말' 가능성
아베 "수의대 신설 좋다" 언급 내용 담겨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특정 사학의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스캔들과 관련, 문제의 사학이 3년 전 아베 총리와 면담했다는 문서가 공개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에히메(愛媛) 현은 2015년 총리관저에서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전 총리비서관과 가케학원 측과의 면담과 관련해 이날 오후 27쪽 분량의 새로운 문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문서에는 가케학원의 보고 내용이라며 3년 전 2월 말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이사장이 아베 총리와 면담, 수의학부 구상을 설명했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됐다.

아베 총리는 그간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계획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가케학원이 국가전략특구 사업자로 선정된 지난해 1월 20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가케학원 이사장에 대해 "학부 신설을 위해 계속 도전한 사람을 내 친구라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감싸기도 했다.
이번 문건이 사실이라면 아베 총리는 이전에 이미 학부 신설 계획을 알고 있었는데도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결과가 된다.
앞서 야나세 전 비서관은 최근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 3년 전 총리관저에서 가케학원 측과 면담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야나세 전 비서관은 아베 총리가 이 문제에 관여한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당시 면담에 담당자가 동행했다고 밝힌 에히메 현은 참의원 예산위원회가 면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문서를 요구하자 이날 제출했다.
문서는 구체적으로 2015년 2월 25일 가케학원 이사장과 아베 총리가 15분간 면담했으며 이사장이 이마바리시(市)에 설치할 예정인 수의학부에서 국제적 수준의 수의학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그런 새로운 수의대학 (신설) 생각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발 더 나아가 같은해 3월에는 가케학원 이사장과 아베 총리의 면담에 따라 야나세 전 비서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도 문서에 기재됐다.
이에 대해 가케학원은 "2015년 2월에 이사장이 아베 총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야당은 당장 "한 나라의 총리가 국회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앞으로 국회 심의에서 의문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