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넘어 분수대 인근서 농성 중…경찰, 10여명 건조물침입 혐의 연행
경찰-조합원 몸싸움, 국회 사무처 직원 1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국회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과 관련한 논의를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잇따라 열어 "국회에서 논의하는 산입범위 확대 법안은 정기상여금 포함을 기본으로 식비, 숙박비까지 최저임금에 포함하겠다는 최악의 개악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은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상여금과 수당 등을 포함할지가 쟁점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 등을 산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최저임금 제도는 정당 간의 정치적 흥정거리여서는 안 된다"며 "특히 노사 당사자가 배제된 채 국회의원 몇몇이 앉아 일방 처리하려는 지금의 제도 개악 추진 상황은 개탄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최저임금위원회로 이관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500여 명은 기자회견에 이어 집회 금지 장소인 국회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경찰은 경고 방송을 통해 해산 명령을 내리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국회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국회와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등의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ｍ 이내 장소에서 옥외 집회를 열거나 시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국회 경내에는 약 150여 명의 조합원이 들어가 분수대 인근에서 '최저임금 논의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온 조합원 10여 명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연행했다. 또 이들로부터 깃발 등을 빼앗는 과정에서 경찰과 조합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국회 계단에 플래카드를 설치하려는 조합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국회 사무처 직원 한 명이 계단에서 굴러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다. 이 사무처 직원은 뇌진탕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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