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에볼라 바이러스 대도시 확산…WHO 긴급회의 소집(종합)
(제네바·나이로비=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우만권 통신원 =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 시골 지역에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구 100만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번져 관계자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리 일룽가 칼렝가 민주콩고 보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달 초 첫 에볼라 사망자가 나온 시골 마을 비코리에서 130여㎞ 떨어진 인구 100만의 도시 음반다카에서 감염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힌 것으로 BBC가 이날 보도했다.
음반다카는 인구 1천만 명이 거주하는 수도 킨샤사로 통하는 길목에 있어 당국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콩고에서는 지금까지 44명의 감염 및 의심 환자가 발생해 이 중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는 소량의 체액만으로도 전염되는 병원균으로 환자에게 감기 증세를 동반한 고열과 내부 장기에 출혈을 일으켜 단기간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앞서 서아프리카에서는 지난 2013년 말 기니와 시에라리온, 그리고 라이베리아의 수도를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해 2년 동안 1만 1천300명이 사망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의 피터 살라마 국장은 에볼라가 음반다카로 확산한 것을 '폭발적인 대유행'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살라마 국장은 "이번 (에볼라) 발병에서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다. 시골의 에볼라와는 아주 다른 '도시형 에볼라'가 나타났다. 대유행의 가능성이 포착됐다"라고 우려했다.
살라마 국장은 그러면서 교역의 통로로 이용되는 콩고 강을 접한 음반다카는 이웃 브라자빌-콩고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뿐만 아니라 인구 1천만 명의 수도 킨샤사에도 전염병을 확산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뜻이며, 이 지역에 대한 신속한 초기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는 에볼라를 잡기 위해 음반다카에 격리된 시설을 건립했다고 밝히고서 "앞서 비코리 지역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친지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2~3명의 주민이 돌아오면서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독일의 제약회사 머크(Merck)가 개발한 4천 명분의 실험용 백신이 수도 킨샤사에 당도했으며 추가 물량이 곧 도착할 예정인 가운데 WHO는 이들 백신을 바이러스 감염경로에 노출된 4천 500여 명의 음반다카 주민에게 우선 접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HO는 18일 전문가 위원회를 열고 민주콩고의 에볼라 확산 상황을 긴급사태로 선포하는 문제를 논의한다.
WHO가 긴급사태를 선포하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지원과 연구가 국제적 규모로 이뤄진다.
WHO 2016년 지카 바이러스 사태,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때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내주 열리는 세계보건총회(WHA)에서도 민주 콩고 에볼라 사태 대응 방안을 회원국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과일박쥐를 통해 먼 거리까지 퍼져 나가는 것으로 인식되며 종종 오염된 야생고기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즉, 침팬지, 고릴라, 원숭이, 야생영양, 고슴도치 등 감염된 동물의 혈액이나 장기 및 체액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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